LCD 광학 필름 업체들 `삼중고`에 운다

지난 2분기 대형 LCD 출하량이 급증했지만 핵심부품인 광학필름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종 사고와 중국의 추격, 판가 인하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광학필름 업체들은 최근 적자에 허덕이거나 구조조정을 감행하고 있다. 광학필름은 확산·프리즘 시트 등 LCD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빛을 고르게 해주거나 휘도를 높여주는 부품이다. 지난 2006년까지는 미국 쓰리엠이 독점했으나 국내 LCD 산업과 함께 고속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광학필름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한때 삼성 LCD의 핵심 협력사이자 국내 최대 광학필름 업체로 성장했던 신화인터텍은 매출이 대폭 줄고 적자 전환했다. 지난 2분기 매출 420억원, 26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 550억원에 2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상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지만 76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미래나노텍도 지난 2분기 연결기준 매출 609억원, 영업손실 72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 외에도 대다수 광학 필름 업체들이 적자를 내면서 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황이다.

기업마다 다른 사정이 있지만 중국의 성장과 판가 인하 등은 공통으로 겪는 문제다. 최근 중국은 LCD에 이어 후방 부품·소재 산업도 키우겠다는 정책을 펼치면서 KDX·CCS 등 현지 광학필름 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가격 하락이 가속화된 이유다.

예기치 못한 환경·안전 사고로 인해 심각한 손실을 입거나 생산 능력까지 대폭 줄어드는 사례도 등장했다. 올 들어 신화인터텍 공장에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 신화인터텍의 광학필름 생산능력은 지난해 상반기 4500만㎡에서 올해 3000만㎡로 줄었다. 여기에 더해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침체될 위기에 처하면서 더욱 암울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학필름 업계는 여러 어려움이 동시에 겹치면서 구조조정을 감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혹독한 시기를 어떻게 돌파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