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시큐리티톱뷰]<91>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미국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세우겠다는 말을 매일 하고 다녔습니다.”

‘해커 홍’으로 더 유명한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말 그대로 홍길동이다. 어디에서 그를 만날지 모른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서울에 사무실을 둔 홍 대표는 두 곳을 오간다. 홍 대표와 인터뷰도 우연에서 비롯됐다. 에스이웍스 서울사무실을 찾았는데 홍대표가 아침에 미국에서 날아와 출근한 덕이다. 직원 누구도 그가 언제 서울로 출근하는지 알 수 없다.

[정보보호/시큐리티톱뷰]<91>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

비니에 콧수염을 기른 범상치 않은 외모. 그에게 해커의 향기가 바로 느껴진다. 홍 대표는 경력이 20년이나 된 해킹보안 전문가다. 국내 유명 해커그룹 ‘와우 해커’의 수장이기도 하다. 그는 2000년대 초 국내 보안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던 ‘사이버리서치’에서 모의해킹을 주도했다. 이후 쉬프트웍스를 차려 인프라웨어에 매각한 기업가다.

“언제나 입버릇처럼 실리콘밸리에 회사를 세우겠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실천하러 지난해 6월 미국행 비행기를 탔죠.”

미국에 어떤 기반도 없던 홍 대표의 무모한 도전은 이렇게 시작됐다. 배낭에 사무실을 얻을 현금을 싸들고 비행기에 올랐다고 회상했다. 한국처럼 돈만 주면 부동산중계소에서 매우 쉽게 사무실을 내주는 줄 알았다.

“맨땅에 헤딩하며 사무실을 구했고 실리콘밸리 사업을 시작했죠. 세계 IT의 중심인 곳에서 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새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죠.”

홍 대표는 지난해 7월 퀄컴, 소프트뱅크,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총 20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선발하는 스마트 그로스 2기 톱5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모바일 보안에 꾸준히 집중해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에스이웍스는 모바일 앱 난독화 보안 서비스 ‘메두사’를 개발했다. 메두사는 소스코드 레벨에서 난독화를 적용하던 기존 기술과 달리 바이너리 레벨에서 난독화 기술을 적용한다. 아무나 소스코드를 들여다보지 못하게 돕는다. 개발자는 앱을 개발할 때 난독화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저 앱을 앱스토어에 올리기 전에 메두사 서비스를 적용하면 된다. 파일 크기 변화가 거의 없이 보안이 강화된다.

홍 대표는 “미국에 사무실을 연 후 한국서 만나기도 힘들었던 대기업이 통역을 대동하고 찾아온다”며 “국내 보안기업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문화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꼭 성공하는 한국 보안기업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