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업계 불붙은 협력사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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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컴퓨팅 하드웨어 업계에 ‘파트너’ 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자체 사업 강화와 경쟁사 견제를 위해 기업들이 유통·협력사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것이다.

한국후지쯔가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연 `후지쯔 파트너월드 2014` 모습. 한국후지쯔는 이날 행사에서 파트너가 `비즈니스 성장 열쇠`라고 강조했다.
<한국후지쯔가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GS타워 아모리스홀에서 연 `후지쯔 파트너월드 2014` 모습. 한국후지쯔는 이날 행사에서 파트너가 `비즈니스 성장 열쇠`라고 강조했다.>

델코리아는 25일 서울 역삼동 한 호텔에서 국내 처음 ‘파트너서밋’을 열었다. 협력사에 대한 지원 정책과 전략을 소개하는 이날 행사에서 델은 약 1300억원을 지원(글로벌 기준)하겠다고 선언했다. 협력사들이 입찰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도록 후방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회사는 서버·스토리지에 대한 새로운 지원 프로그램도 공개하며 자사와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앞선 이달 12일 한국후지쯔는 협력사 관계자 300여명을 초청, 회사 전략과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월드’를 개최했다. 회사는 이날 현재 500억원 수준인 유닉스·x86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매출을 2016년 13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며 협력사들에 구애를 보냈다. 회사는 “비즈니스 성장의 주요 열쇠가 파트너”라며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국내 시장에 적합하고 유연한 파트너 프로그램을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 한국HP도 최근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 x86 서버에 대한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했으며, IBM 서버 사업을 인수한 레노버도 협력사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내 사업 협력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글로벌 컴퓨팅 기업들이 이처럼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협력사 관련 세미나와 정책을 내놓는 건 드문 경우다. 실제로 한국후지쯔는 통상 12월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조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이번에는 한 달 앞당겨 개최했다.

이유는 시장에서 일고 있는 변수 때문이다. 먼저 IBM이 촉발시킨 변화가 꼽힌다.

IBM이 x86 서버 사업을 레노버에 매각하면서 국내에서도 사업 매각이 이뤄졌다. 지난달 1일부로 한국IBM x86 사업부 인력 모두가 한국레노버로 이동했다. 하지만 협력사들 사정은 다르다. 중국 서버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인식이 커 새로운 공급처를 고민하게 된다. IBM과 경쟁하던 기업들로서는 파트너 확충을 통한 사업 확대의 기회다.

또 델, 후지쯔, HP 등이 유통망 확충에 신경 쓰는 건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예고돼서다. IBM x86 서버 사업을 레노버가 정식 출범하고, 중국 내 서버 1위 업체 인스퍼와 화웨이도 한국 시장 공략을 벼르고 있어 이들에 대한 사전 견제 성격을 띠고 있다.

서버 업체 업계 관계자는 “중요 파트너를 확보하면 사업 확대의 기회가 될 뿐 아니라 후발주자들에 대한 견제도 가능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