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정부 "게임산업 성숙했지만 위기"… 단순지원보다 미래선점에 방점

문화체육관광부가 18일 발표한 게임산업진흥 중장기계획은 미래기술과 먹거리 확보가 주 목적이다. 산업이 초기단계를 지나 일정 수준 이상 성숙한 만큼 기업들이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4’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35개국 617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게이머들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 신작게임을 즐기고 있다.
 부산=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14’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35개국 617개사가 참가한 가운데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게이머들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 신작게임을 즐기고 있다. 부산=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여기에 더 이상 게임산업을 규제 프레임으로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더해졌다. 신속하게 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면 콘텐츠 분야 주력 수출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나온 2차 중장기계획까지 산업 규모를 키우는 것에 목적을 뒀다면 이번 5개년(2015년~2019년)은 미래 먹거리를 빨리 확보하자는 것이 방향”이라며 “TV제조사, 통신사, OTT 등 게임산업 주변까지 엮어 제도개선, 지원을 실시해 큰 생태계를 돌려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흥으로 유턴’, 인력부터 미래 확보까지 ‘피카소’ 프로젝트 가동

정부는 이번 중장기 계획에서 △차세대 게임 산업 신 영역 창출 △게임 산업 재도약 기반 마련 △게임 인식 제고를 통한 가치의 재발견 등 3대 전략을 설정했다.

3대 전략 달성을 위해 △인력관리(Person) △혁신·융합 플랫폼 개발(Innovation) △게임문화 혁신(Culture) △동반성장(Accompany) △창업·일자리 창출(Start-up) △미래지향적 정책 개발(Strategy) △해외시장 진출(Oversea) 등을 추진한다.

향후 5년 간 게임 산업 재도약을 위한 ‘게임 피카소(P.I.C.A.S.S.O) 프로젝트’를 적극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이 같은 진흥책은 최근 3~4년 간 여성가족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규제 위주였던 정책기조에 변화가 일어났음을 시사한다.

성장만 해왔던 국내 게임산업이 최근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해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문화부에 따르면 201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08년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0.3%)했다. 올해 성장폭 역시 〃1.8%로 예측된다.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게임 점유율 1위인 중국과의 격차는 증가하고 3위인 미국과 격차는 감소해 일명 ‘넛크래커’ 신세로 전락했다.

수출액 증가세도 감소 추세다. 국내 게임산업의 전년 대비 수출 증감률은 2011년 48.1%에서 2012년 11.0%, 2013년 2.9%로 줄었다. 산업 인력 감소는 물론이고 전문 인력 해외유출 심화도 우려된다.

엔씨소프트가 2012년 400여명을 정리해고한데 이어 네오위즈게임즈가 2013년 400~500여명을 정리해고했다. 문화부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게임산업 종사자 수는 연평균 11.6%씩 줄었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내 우수 게임 개발인력과 기술의 해외유출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장 인력의 산업 이탈에 따른 산업 성장잠재력 훼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전문가 “수출 판로 확보 절실”

정부가 내놓은 게임산업진흥책에 대해 업계는 대부분 우호적인 반응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진흥을 추진하는 것에 만족한다”며 “규제 프레임이 점차 해소되는 과정으로 업계가 비즈니스에 집중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계획과 별도로 정부가 당장 해외수출 판로를 넓혀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특히 중국 시장처럼 국내게임 수요가 많은 시장에는 정부가 중간에서 중소게임사들과 중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형섭 상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최근 중국 퍼블리셔들이 한국게임을 찾는 빈도가 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한국게임을 찾고 한국게임사는 중국 판로를 못 찾는 단절현상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화부는 내년부터 해외 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중남미 등 신규시장을 발굴하고 시장별 진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현지화, 품질관리, 테스트, 마케팅 종합 지원을 위한 ‘모바일서비스플랫폼’을 운영하고 해외 게임전시회와 플랫폼 전시회에 한국 공동관 운영을 확대해 국내 콘텐츠의 해외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해외진출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한 정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무역공사(KOTRA) ‘글로벌 윈도우’에 △정보기술(IT) 인프라 △주요 게임동향 △정보통신기술(ICT) 확산 현황 등 게임 산업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정보를 추가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은 따로 관리한다. 2015년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체계를 확립하고 △중국 게임개발사 △퍼블리셔 정보가 수록된 디렉토리북을 제작해 분석 자료를 격년으로 제공한다.

문화부, 미래부, 산업부, 외교부 등 대 중국 관련부서 담당자와 업계 대표, 중국 전문가로 구성된 ‘중국진출 지원 TF’를 운영해 중국 관련 이슈를 전담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