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정유사 실적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유가하락과 정제 마진 축소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지만 최근 유가가 바닥을 다지고 정제 마진도 개선되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48달러(7.02%) 오른 배럴당 53.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달 28일 44.45달러로 월간 최저가를 기록한 뒤 4거래일 동안 19.3% 상승하며 50달러선을 회복했다. 국내 도입 비중이 가장 높은 두바이유 현물가는 52.62달러로 전일보다 배럴당 3.81달러(7.8%) 상승했다. 지난달 42.55달러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4거래일 동안 반등하면서 한달여 만에 50달러선을 되찾았다. 국제유가가 4거래일 연속 강력한 상승세를 보인 것은 유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 6월 이래 처음이다.
유가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이자 1분기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이 장기간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지난해 수준의 급락세를 보일 여지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유사는 국제유가가 보합·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재고손실 감소, 정제 마진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재고손실은 유가 하락으로 정유사가 구매·보유한 원유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이 지난해 4분기에만 약 3100억원의 재고손실을 기록하는 등 정유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정유업계 재고손실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두바이유 현물가격 월간 하락률은 11월과 12월 각각 17.7%, 22.3%까지 치솟았다가 지난달 14%로 개선됐다. 2월 들어서도 유가가 단기간 급상승하는 등 지난해 수준의 손실 발생 요인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영업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제마진도 올랐다. 지난달 27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4달러 수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평균은 6.23달러였다. 정유사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개선되자 일부 기업의 흑자전환 전망도 따른다. 신영증권은 올해 에쓰오일의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올 2분기에 유가가 반등해 연말 배럴당 70달러 수준까지 회복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 추세처럼 V자형의 급격한 반등은 어렵지만 L자형을 그리며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은 커졌다”며 “유가가 일정선을 유지하며 서서히 상승한다면 정유사 실적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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