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숙련의 가치 반영한 임금체계 개선 필요" 현대차 임금개선위 본회의

현대차 임금체계를 ‘일’과 ‘숙련’의 가치를 반영하고, 형평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선진국 임금체계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현대차 노사는 12일 울산공장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 이경훈 노조지부장 등 노사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3차 본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실시한 유럽 및 일본 임금체계 벤치마킹 결과 보고서가 발표됐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는 “유럽과 일본 임금체계를 벤치마킹 한 후 현대차 노사에 던지는 화두는 일과 숙련의 가치를 반영하는 임금체계에 대한 고민”이라며 “현대차의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형평성과 회사가 목표로 하는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잡힌 임금제도가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자문위 벤치마킹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국내공장)의 기본급은 연령(근속)에 따라 임금이 매년 자동으로 증가하는 호봉제다. 반면 독일은 지식과 능력, 사고력, 재량권, 의사소통, 관리 능력 등에 따라 기본급을 1등급에서 17등급으로 나눠 임금을 차등 지급한다. 17등급의 임금은 1등급의 2.5배에 달한다. 또 인사 평가, 목표 달성률, 효율성 등을 평가해 능률급을 차등 지급(기본급의 30% 내)한다. 신체적 부담, 작업의 단조로움 정도 등 작업 환경에 따른 작업수당(기본급의 10% 내)도 차등 지급한다.

특히 2003년 체결한 신임금구조협약 ERA(Entgeltrahmenabkommen)는 총 인건비의 2.7% 내에서 증가분을 제한하는 비용 중립성을 따른다. 독일 다임러 사는 ERA를 도입하면서 2004년 8월 6일 이전 채용된 인력에 대해서는 협약 변경에 따른 임금 감소분을 보전한다. 하지만 이후 채용한 인력은 이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임금 증가에 대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했다.

일본 도요타 임금체계 조사 결과도 제시됐다. 2000년 이전 도요타 임금체계는 현재의 현대차와 유사한 기본급, 직능급, 연령급, 생산성급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에 걸쳐 임금구조를 개선했다.

2000년에는 기본급을 연 1회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결정하는 직능개인급으로 바꿨다. 2004년에는 나이에 따라 지급되는 연령급을 실제 숙련의 향상 정도에 따라 평가하는 습숙급(習熟給)과 역할급으로 변경, 근로자 작업 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임금체계를 개선했다.

자문위는 “현 상황에서 임금체계 개선은 쉬운 과제가 아니지만, 현대차 노사가 당면한 관심사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창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노사 실무자와 자문위원들은 지난 1월 독일, 프랑스를 방문해 유럽 선진기업들의 임금제도를 직접 조사했다. 또 2월에는 일본 업체의 임금체계를 살펴보고 현대차와의 비교를 통해 합리적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