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band 데이터 요금제’...절묘한 요금 설정

[이버즈 - 김태우 기자] SK텔레콤이 유무선 음성 무제한 통화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데이터형 요금제를 새롭게 내놨다. 요금제 이름은 ‘band 데이터 요금제’로 총 8종으로 구성된다. 가입은 20일부터다. 많은 이가 유무선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요금 변경을 고려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요금이 단순화되었음에도 꼼꼼히 따져보고 변경할 필요가 있다.

SKT ‘band 데이터 요금제’...절묘한 요금 설정

일단 band 데이터 요금제는 약정 요금 할인이 안 된다. 기존 SKT 요금제는 2년 약정을 하면 요금을 할인해 준다. KT의 경우 이런 약정 요금 할인을 뺀 순액 요금제를 이미 선보인 바 있지만, SKT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다 보니 착각할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보면, 전국민 무한 85 요금제의 경우 음성 무제한과 12GB + 일 2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하지만 band 데이터 요금제의 경우 80 요금제에서 음성 무제한과 20GB + 일 2GB를 쓸 수 있다. 이것만 보면 band 데이터 요금제가 더 저렴하면서도 나아 보인다. 하지만 전국민 무한 85 요금제를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2만 원 할인된다. 고객이 내는 요금은 6만 5000원이다. VAT는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

6만 5000원과 비슷한 요금제는 band 데이터 61이 있다. 음성 무제한과 11GB + 일 2GB가 제공된다. 기본 데이터량이 줄었으니 새 요금제가 딱히 더 저렴해졌다고 말하기 어렵다.

SKT ‘band 데이터 요금제’...절묘한 요금 설정

T끼리 온가족 할인 혜택은 축소됐다. T끼리 온가족 할인 혜택은 가입된 이들의 이동전화 가입기간 합산에 따라 기본요금을 할인해 주는 요금제다. 10년 미만 10%, 20년 미만 20%, 30년 미만 30%, 30년 이상 50% 할인이 된다. 최대 50%의 할인 혜택 때문에 은근 가입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band 데이터 요금제에선 30년 이상 50% --> 30%, 20년 이상 30% --> 10%, 그 이하는 0%로 혜택을 줄였다. 이 부분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는데, 계산 결과를 놓고 보면 정말 절묘하다는 말이 나온다.

이 또한 직접 계산해 보자. 앞서 사용했던 전국민 무한 85와 band 데이터 61은 제공량이 거의 비슷하다. 85 요금제가 기본 데이터 1GB가 더 많다. 전국민 무한 85는 T끼리 온가족 30년 이상 가입되면 50% 할인으로 4만 2500원을 고객이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band 데이터 61이 T끼리 온가족 30년 이상이면 30% 할인으로 4만 27000원이다. 요것만 보면 band 데이터 61로 옮기면 더 손해다. 200원을 더 내지만, 기본 데이터는 1GB 줄게 된다.

band 데이터 요금제가 2만 9900원(VAT 포함하면 3만 원이 넘지만)에 음성 통화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는 점에선 반기는 사용자가 분명 있을 테지만, 스마트폰에서 주요 수익원은 데이터다. 게다가 음성 통화나 문자는 무제한으로 풀어도 이통사 입장에선 손해 볼 것이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 용량인데, 이통 3사 모두 따지고 보면 기존 요금제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고객이 느끼기에 이통사가 요금을 엄청나게 내린 것처럼 착시효과만 느끼는 것뿐이다. 좀 더 요금 체계가 단순화되긴 했지만, 무작정 요금을 변경하기보다는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