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B2B와 스마트카, 전자업계 미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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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자업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과 중국 추격 등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선도했지만 예전 같은 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했다.

새해에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시장에서는 현상유지만 해도 성과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전자업계는 새로운 분야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도전장을 던졌다. 변수가 많은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보다 안정적인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동차가 빠르게 IT화 되는 추세에 맞춰 ‘전장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저성장, 중국 추격 속 힘든 한 해

글로벌 경제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 수요가 위축됐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갈수록 포화돼 올해 성장 정체를 겪었다.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신흥시장이 있지만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폰 시장은 성장 둔화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시장까지 전체 시장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수익은 애플에 뒤졌다.

[2015 결산]B2B와 스마트카, 전자업계 미래로 부상

세계 TV 시장은 성장 정체를 지나 3년 만에 역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세계 TV 시장 규모는 2억2700만대로 전망된다. 지난해 2억3492만대보다 700만대 이상 감소한 수치다. 역성장은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세계 TV 시장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화질과 성능에서 차별화한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지만 시장 자체가 성장을 멈춘 영향을 피하진 못했다.

정체된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중국 업체 추격도 거셌다. 지난해 매출액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29.2%와 16.7%를 차지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3분기 점유율 26.3%와 13.8%로 낮아졌다.

[2015 결산]B2B와 스마트카, 전자업계 미래로 부상

세탁기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면서 선전했다. 올해 출시한 삼성전자 애드워시와 액티브워시, LG전자 트롬워시는 모두 세계시장에서 히트한 상품들이다. 소비자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제품에 접목해 사용자경험을 높인 것이 고객만족을 얻은 비결이다.

내년에도 저성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자업계는 ‘버티기’ 준비를 갖췄다. 올해 단행한 인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임원 승진 규모가 축소됐다.

조직도 재편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조직개편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변화를 도모했다. 지원조직 축소 등으로 조직을 슬림화한 것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마케팅실을 글로벌마케팅센터로 축소하고 경영지원실 기획·재경·지원·인사팀 산하 조직도 축소했다. 경영지원실 산하 글로벌협력팀은 커뮤니케이션팀에 통합했다.

◇안정적인 B2B 시장 강화

전자업계는 경기 영향을 많이 받고 변수도 많은 B2C 시장보다 안정적인 B2B 시장을 새로운 공략처로 보고 있다. B2B는 이익률도 높고 한번 거래선을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과 에너지 등 B2B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 B2B부문으로 대응해 왔다. 여기에 올해 조직개편으로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회사인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으로 이동해 그룹 차원에서 B2B 분야 미래성장사업 육성과 신성장동력 발굴을 집중 지원한다.

삼성전자 역시 B2B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익성 있는 B2C 시장을 노리지만 B2B라는 신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올해만 해도 B2C 제품인 TV와 스마트폰이 고전한 반면 B2B 제품인 반도체는 실적에 큰 기여를 했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IoT사업화팀을 만들고 스마트폰 보안 솔루션 ‘녹스’를 강화하는 것 등이 B2B 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빌트인 가전, 시스템 에어컨 등 B2B 제품에 공을 들이고 SAP 등 글로벌 기업과 기업용 솔루션 협력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장사업 블루오션 선점 경쟁

자동차 부품의 IT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전자업계가 전장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자업체의 자동차 부품 시장 참여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는 올해 2390억 달러(약 282조2100억원)에서 2020년에는 3033억 달러(약 358조1300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추세에 따라 LG전자는 2013년 7월 VC사업본부를 독립본부로 만들며 자동차부품 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자동차 부품은 그룹 차원에서도 역량을 결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조직개편에서 전사조직으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하며 전장부품 시장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새해부터 글로벌 부품업체와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전장사업 확대는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장기 성장성 확보에 긍정적”이라며 “LG전자는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와 협업 시너지가 클 전망”이라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