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불매운동 시들...주요 제품 판매 여전

유통가 `옥시레킷벤키저` 불매운동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불매운동 동참을 선언한 주요 온라인 쇼핑 업체가 현재 옥시 제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는 온라인몰에서 옥시 제품을 지속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옥시` 불매운동 시들...주요 제품 판매 여전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오픈마켓 검색창은 사용자가 옥시 관련 키워드를 임의로 조합해 입력하면 최상단 검색 화면에 옥시 제품을 노출한다. 띄어쓰기 없이 제품명을 입력하거나 앞·뒤 단어 위치 변경, `옥시` 단어를 제외한 브랜드명을 입력하면 해당 상품이 검색 결과로 나타나는 형태다.

G마켓, 옥션, 11번가 3대 오픈마켓은 지난 5월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관련 키워드 검색 서비스를 중단했다. `옥시` 단어는 물론 주요 브랜드명을 검색 데이터베이스(DB)에서 제외했다. 실제로 현재 오픈마켓 3사에서 옥시 제습제 `물먹는하마`는 검색되지 않는다.

하지만 G마켓과 옥션에서는 `물먹는하마참숯` `물먹는하마옷장용` 등 파생 상품명을 검색하면 별도 제약 없이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11번가는 데톨 등 특정 브랜드 입력시 나타나는 관련 검색어를 클릭하면 상품 페이지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오픈마켓이 적용한 검색어 제한 정책이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200여개 (옥시) 제품 검색어를 차단하고 자동완성, 추천검색어를 최대한 삭제하고 있다”며 “소비자 의견 등을 반영해 추가 대응이 필요하면 즉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데톨` 검색화면. 관련 키워드로 데톨 손세정제가 노출된다.
11번가 `데톨` 검색화면. 관련 키워드로 데톨 손세정제가 노출된다.

쿠팡은 현재 옥시 계열 듀렉스코리아가 제조한 피임기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은 오픈마켓과 마찬가지로 지난 5월 옥시 제품 신규 발주를 중단하며 불매운동에 참여했다. 하지만 오픈마켓 채널 `아이템 마켓` 일부 입점 판매자가 듀렉스 제품을 등록하면서 불매운동 선언이 무색하게 됐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아이템 마켓에서 일부 옥시 제품이 판매된 것”이라며 “수시로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판매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가 지속 옥시 제품 판매 중단을 요구한 대형마트도 자체 온라인몰에서 옥시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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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온라인몰이 판매하는 듀렉스 피임기구
홈플러스 온라인몰이 판매하는 듀렉스 피임기구

SSG닷컴은 검색창에 `듀렉스` 키워드를 입력하면 즉시 피임기구와 마사지젤 상품을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도 성인 인증만 거치면 어렵지 않게 듀렉스 피임기구를 구매할 수 있다.

유통업계 일부에서는 온라인 쇼핑 업계가 무기한으로 모든 옥시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반 소비자가 옥시 제품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데톨, 듀렉스 등에서 구매 수요가 지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신규 발주를 중단해도 기존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판매를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다.

`옥시` 불매운동 시들...주요 제품 판매 여전

본격적 장마가 시작되면서 20년 이상 고정고객을 확보한 `물먹는하마` 판매량도 늘고 있다. 현재 각 온라인 쇼핑 판매 페이지에는 매일 구매 고객의 사용 후기가 신규 등록되고 있는 상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과 달리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불매운동을 지속하기 어렵다”며 “한 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된 옥시 이슈가 진정되면서 관련 상품 판매량이 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온라인 쇼핑에서 옥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사용후기
최근 온라인 쇼핑에서 옥시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의 사용후기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