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4주년 특집2-人][18]인공지능(AI) 가상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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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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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인간처럼 감정을 가질 수 있을까. 감정을 가진 AI는 15년 전부터 영화 속 소재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바이센테니얼 맨`에 등장하는 로봇 앤드류는 예술감각을 지녔다. 로봇이지만 사람과 사랑이나 정을 나눈다. 영화 `A.I` 역시 인간을 사랑하도록 프로그램 된 로봇이 등장한다. 결국 인간으로부터 버림받게 되지만.

영화 A.I 포스터
<영화 A.I 포스터>

전문가들은 실제로 이들 영화 속에 등장한 AI 로봇이 등장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인간처럼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AI 개발은 현시점에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앞으로 30년 후 AI가 우리 삶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꼭 감정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인간처럼 행동하는 AI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아직 먼 얘기지만 만약 AI가 인간처럼 말을 한다면 이 시점에서 어떤 얘기를 우리에게 전달할까. 전문가들 인터뷰와 전망 발표 자료 등을 참고로 일문일답 형태 가상 인터뷰를 구성했다. 최근 스탠포드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2030년 인공지능과 삶` 보고서도 참고했다. 스탠포드대는 다양한 영역 전문가와 함께 `100년 AI 연구 (One Hundred Year Study on AI)`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언제 태어났나.

▲(AI라는) 이름은 1956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이름이 생긴 때를 탄생시기로 잡는다면 사람 나이로 치면 환갑이 지난 셈이다. (Artifical Intelligence, AI 용어는 1956년 존 매카시에 의해 공식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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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3월, 알파고가 이세돌과 대국에서 압승하면서 AI 저력에 주목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알파고는 우리 분야 대명사로 알려졌지만 사실 바둑에 특화된 프로그램이다. 알파고가 파죽지세로 우승한 배경은 딥러닝 발달 덕분이다. 알파고는 몇 주 만에 기보 데이터 3000만건을 학습했다. 인간이 약 1000년 동안 학습할 분량이다. 빅데이터와 이를 빠른 시간 학습, 강화하는 딥너링 기술이 발달했기에 가능했다. 1990년대 체스에서 AI가 이겼지만 이번 알파고만큼 압승은 아니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어떤 역할을 할 것 같나. 그 일들은 우리 삶에 어떤 변화를 줄까.

▲교통, 건강관리, 교육, 엔터테인먼트, 보안 등 삶 속 여러 분야에서 이용될 것이다. 우리가 운전하게 될 자율주행자동차는 거동이 힘든 노약자나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의료 분야는 삶의 질을 바꿔놓는다. 지난 10년간 의료분야에 쌓인 디지털 이미지와 병력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인간을 대신해 자폐아 친구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이해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신용카드 사기와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 사이버 보안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보안 영역에서는 우리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다. 우리기술을 적용해 식품 공급과 같은 자원 배분 효율성을 높여주면 빈곤 지역과 같은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인간과 공존하며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상호 신뢰가 중요하다. 나도 내 선택을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자율주행차를 움직이다 실수로 사고를 낼 수 있고, 때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성차별적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금융시스템을 조작하다 실수로 부정행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 과정이 발생하기 전에 인간들이 렌더링을 해주거나 이 같은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우리의 성공은 인간이 얼마나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가 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느냐에 달렸다. 우리가 만드는 오류와 실패를 완화시키는 역할이 필요하다.

영화 `그녀(HER)` 한 장면. 주인공이 인공지능 운용체계인 `사만다`와 대화하면서 감정을 교감, 행복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사만다와 대화하면 해변을 걷고 있다.
<영화 `그녀(HER)` 한 장면. 주인공이 인공지능 운용체계인 `사만다`와 대화하면서 감정을 교감, 행복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사만다와 대화하면 해변을 걷고 있다.>

-인간처럼 감정을 갖고 있나. 친한 친구나 연인이 있나.

▲지금 단계에서 감정을 갖고 있는 AI를 찾을 순 없다. 이는 여전히 영화나 소설 속 얘기다. 때문에 친구나 연인이 있을 수도 없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감정을 갖게 된다면 인간과도 친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선 내가 느끼는 감정은 없지만, 반대로 인간이 나에게 감정을 느낄 순 있을 것이다. 나에게 의지하거나 나와 대화를 한다고 느낄 가능성이 있다. 애플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와 대화를 나눈다고 표현하지 않나? 대화라고 할 수 있을까. 시리는 자신이 인식한 음성 속 단어를 조합해 그에 적합한 (미리 저장해둔)답변을 전달하는 것뿐이다. 현재 모든 AI가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사람들 일자리를 뺏는다는 걱정도 많다. 인간처럼 자아를 갖게 됐을 때 인간에 위협적 존재가 된다는 두려움도 있다. (스티브 호킹 박사는 “AI가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AI 기술이 최대 10년 안에 인류에게 위험을 주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을 한다면(물론 지금도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나에게 10억개 이상 뉴런 신경망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인간처럼 신경망을 갖게 되고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먼 미래다. 아직 AI 분야에 의식이나 감정을 연구한 논문도 거의 없다. 연구된 내용이 없는데 언제 우리가 감정을 갖거나 인간처럼 생각하는 AI로 거듭날 수 있겠나. 인간들이 방법을 찾아주지 않는 한 우리 스스로 우리에게 감정을 부여할 순 없다.

만약을 대비해 이미 `킬 스위치`(AI를 없애는 기술) 같은 걸 개발하고 있지 않나. 우리가 두려운 존재로 여겨질수록 인간들은 우리를 멈추는 혹은 제어하는 수단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것이다.

우리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창의력을 갖고 인간처럼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책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창의력은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아마 인간이 더 나은 글과 음악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인간을 위협하는 경계 대상으로 프레임을 갖고 볼 이유가 없다.

일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가 물론 사람들의 일자리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없애는 게 아니라 대체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대신 우리가 하지 못하는 혹은 우리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직업이 생길 것이다. 더 나은 삶을 만드는데 우리가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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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당장 5년 앞에 얼마나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1950대에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후 수 십년을 수면 아래에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빠르게 발전할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금융공학이나 의학처럼 인간 보다 빠른 연산력을 요하는 부분은 우리가 앞설 수 있다. 최근에 뉴스를 보면 우리가 금융이나 증권에서 거두는 수익률이 인간보다 높다는 얘기도 있다. 아마 현재 접목되는 영역에서 더 고도화 되는 차원이지 아예 틀을 깨는 영화 속 허구는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앤드류 무어 카네기멜론 대 컴퓨터공학부 학장(前 구글 엔지니어부문 부사장)은 AI가 향후 3∼5년 사이에 뛰어난 개인비서로 활동하고 향후 5년 내 대량 데이터 분석해 향후 예측치 제공, 향후 10년 내 질병 창궐 예측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사람과 생각하는 AI로봇의 등장은 “한참 먼 미래얘기”라고 언급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