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공유경제 `큰손`으로 부상한 여성

여성이 공유경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맞벌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공유경제 시장 규모가 덩달아 커지면서다. 여성은 공유경제에서 소비자 겸 공급자로서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 같은 추세는 강하게 나타났다.

지난날 판매에서 대여로 전자제품 시장 판도를 바꿔 놓던 렌털 업계의 성장을 주도한 것도 주부 소비자와 방문판매를 담당한 주부사원이다.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당시 고가 정수기 판매가 부진할 때 주머니 얇은 주부는 월 분납으로 가정경제 부담을 덜어 낸 렌털 서비스에 눈을 돌렸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공유경제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맞벌이 주부 고객과 단기 일자리를 찾는 주부 도우미다.

공유경제란 하나의 제품을 여러 사람이 공유해 사용하는 소비 행태를 말한다. 경제 자원을 적재적소에 씀으로써 경제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주거 공간, 자동차, 책, 유아용품 등 잘 사용하지 않는 상품을 다른 사람과 나눠 쓰면서 잘 쓰지 않는 제품 활용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공유경제를 토대로 공급자는 부수입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는 합리 소비 활동이 가능해진다.

모바일로 공유경제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이를 포털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사진은 공유경제포털 쏘시오 화면
모바일로 공유경제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이를 포털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사진은 공유경제포털 쏘시오 화면

공유경제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공유경제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다. 공유경제 서비스로는 생활용품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포털 `쏘시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와 `코자자`, 차량을 공유하는 `쏘카`와 `우버`, 옷을 나눠 입는 `열린옷장`이 있다.

좀 더 넓은 의미에서 공유경제는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일을 주고, 노동력이 필요한 노동 수요자에게 노동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와홈` `미소` `대리주부` `홈마스터` 같은 생활 서비스가 여기에 속한다.

◇모바일 세대, 스마트폰으로 가사도우미 부른다=해외에서는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공유경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우버의 본격 진입이 주춤한 사이 공급자와 사용자를 직접 연결시키는 우버의 매칭 방식을 도입한 가사도우미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사도우미의 본격 서비스는 가사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3~4시간 짧은 청소와 정리를 맡기게 한다. 이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가사도우미 서비스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인 가구가 5년여 만에 약 100만명 증가, 511만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493만 가구보다 약 17만명 는 수치다.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1877만6000가구 가운데 27.2%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가구는 약 520만 가구로 집계됐다. 2013년 42.9%에서 2014년 43.9%로 상승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다. 맞벌이 가구와 1인가구는 그동안 주로 오프라인으로만 이용하던 도우미 시장을 온라인으로 확대시킨 일등공신이다.

가사도우미 업체에 따르면 이들은 분기당 1회 정도 약 5만원(4시간 기준)의 비용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합리방안이라고 느꼈다. 모바일 세대로 불리는 만큼 학업과 취업 등으로 제대로 처리하기 어려운 청소나 정리 등을 스마트폰으로 신청하는 것에 능숙하다.

◇공유경제 큰손은 30~40대 여성=노동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유경제 시장은 여성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30~40대 소비자이자 공급자로 활발하게 참여한다.

공유 포털 쏘시오에 따르면 쏘시오에서 공유경제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큰손은 30대 여성이다. 쏘시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유 품목의 하나는 출산·육아용품이다. 유모차, 유아용 전동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품목을 이용하는 주 소비층이 30대 주부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쏘시오는 출산·육아용품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 아기 성장 과정에 꼭 필요하지만 다소 짧은 시간 동안에만 사용되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때문에 육아에 나선 여성 소비자가 주 이용자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30대 여성 고객이 늘어나면서 공유경제포털 쏘시오는 아예 유아모델 사진 공모전을 여는 등 적극적 고객 공략에 나섰다.
30대 여성 고객이 늘어나면서 공유경제포털 쏘시오는 아예 유아모델 사진 공모전을 여는 등 적극적 고객 공략에 나섰다.

소비자 집안일을 돕는 가사도우미 서비스에서도 여성 비중이 두드러진다. 대리주부와 와홈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사도우미가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됐다. 두 서비스 모두 일자리가 필요한 중장년층 여성을 재교육, 가사도우미가 필요한 가정과 연결시키는 플랫폼이다.

대리주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스토리생활 측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단기 일자리를 찾는 여성이 월 최대 1500명씩 가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앱으로 단기 일자리를 연결 받을 수 있어 가사도우미 노동력을 제공하던 연령대도 50대에서 40대까지 내려가며 젊어진 것도 특징이었다.

◇확산일로 공유경제, `일회성` 서비스에서 `일상`으로 확대=공유경제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어 공유경제 관련 서비스가 지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회계 컨설팅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지난해 내놓은 조사에 따르면 세계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0년 9418억원, 2012년 2조9916억원, 2014년 18조2820억원으로 커졌다. 2025년에는 약 37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공유경제 시장도 마찬가지다. 쏘시오에 따르면 국내 공유경제 시장 규모는 2010년 151억원, 2012년 479억원, 2014년 2925억원으로 측정됐다. 2025년에는 5조9200억원으로 커진다.

현재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단기로 명절 특수를 노리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집 전체를 빌릴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의 수요가 높다. 국내외 여행지에서 명절 연휴를 보내고자 하는 고객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

또 생활서비스는 설·추석 때면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여성이 추석 전후로 청소부터 요리 서비스까지 다양하게 신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석 명절 기간에 차례음식·손님상 차리기부터 손님이 다녀간 후 집안 정리, 청소 등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모바일로 간편하게 신청해 이용할 수 있다. 공유경제 포털 쏘시오는 명절증후군을 풀 마사지기 대여까지 종합선물세트로 마련했다.

공유경제가 전 연령층에 파고 들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나라 언어로 60세 이상 시니어 커뮤니티(호스트, 집주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유경제가 전 연령층에 파고 들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나라 언어로 60세 이상 시니어 커뮤니티(호스트, 집주인)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유경제 기반 생활서비스 업체들은 노동력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앞으로 관련 산업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일회성 가사·육아·간병이나 반려동물 돌봄으로 확대되고 이를 생활용품 제조·유통업체 및 가구·인테리어 서비스 제공업체, 은행 및 법률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그림을 그렸다. 가정 방문을 기본으로 생활 서비스가 이 같은 공유경제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상무 다날쏘시오 대표는 “스마트기기와 인터넷을 통해 마켓은 새롭게 구성됐고, 협력 라이프스타일이 만들어졌다”면서 “공유경제 플랫폼을 통해 기존 서비스의 유입은 물론 온·오프라인연계(O2O)업 간 연계,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커뮤니티 간 연결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