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2017 산업 대전망>바이오·헬스케어 2.0 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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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은 경기를 타지 않는다.`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공식이다. 올 한 해 국내 산업의 화두 `바이오`의 열기는 2017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전통 바이오 영역의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지속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스마트 헬스케어, 유전자 가위 등 최신 기술이 접목된 `첨단 바이오`의 진화가 시작된다. 바이오 벤처 생태계 논의가 확산되면서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내년 국내 바이오산업은 6조3306억원 규모 성장을 지속한다. 바이오시밀러, 신약 등 의약품 시장이 전체 산업의 성장을 주도한다. 유전체 분석, 디지털헬스케어 등 떠오르는 신성장 동력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는다. 헬스케어라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술이 결합되는 속도도 빨라진다.

◇전통 바이오 시장 `순풍`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주도한 바이오시밀러는 내년에도 화두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판매를 본격화했다. 거대 바이오 시장인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까지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인다. 최근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 시밀러 `허쥬마`의 유럽 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이르면 내년 시판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유럽의약국(EM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 혈액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도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EMA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3`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내년에 판매 승인을 획득하면 유럽 판매를 개시한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최대 30~35%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 자가면역질환 치료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도 유럽에 이어 캐나다 등 세계무대로 확산되는 원년이 된다. 대장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SB8` 임상 3상이 내년에 완료되면 2018년에 판매를 시작한다.

◇신기술 장착한 `첨단` 바이오 진화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은 전통 의약품 분야를 넘어 신기술을 장착한 `바이오·헬스케어 2.0`을 준비한다. 기술 혁신, 제도 개선 등으로 탄생한 첨단 바이오는 기존 시장을 재편하는 동시에 바이오 영역을 확장할 전망이다.

민간 유전체 분석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 업계는 올 한 해 비즈니스 모델 정립에 집중했다.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 미용 등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저변을 확대했다. 정밀의학 구현을 우선순위로 설정한 병원의 움직임을 주시,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유전체 분석 역량 확보 경쟁을 펼친다. 자체 유전체 분석 기반의 임상시험센터 구축도 검토하지만 기술, 비용 등을 이유로 민간 기업과의 협업은 필수다. 내년에는 병원, 유전체 분석 기업 간 협업 모델 정립과 실제 구현 사례가 이어진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AI, 마이크로바이옴 등 신 영역도 주목받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질병을 유발하거나 망가진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이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 유력 후보 역시 이 기술의 권위자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기초 연구 단계에 머물렀지만 툴젠 등 관련 기업이 막대한 투자를 등에 업고 시장에 본격 등장한다.

`알파고`로 촉발된 AI 열풍은 헬스케어 영역에도 빠르게 침투한다. 올해는 접목 모델과 방법론 연구에 집중한 시기였다. 내년에는 진료, 진단, 치료법 개발 단계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병원은 자체 또는 관련 기업과 손잡고 의료영상 분석 기반의 진단 지원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가천대길병원 등은 IBM 왓슨을 활용한 암 환자 치료를 조만간 시작한다.

우리 몸속 미생물을 건강하게 해서 질병을 치료하는 마이크로바이옴도 확산된다. 구강, 장, 생식기, 피부 등 미생물이 존재하는 전 영역으로 연구가 확장된다. 의료 정보가 헬스케어 시장의 성공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정부가 의료 정보 활용 확대를 위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까지 마련했다.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은 내년부터 의료기관 등과 협업, 데이터 확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확보 후 분석,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인프라 구축이 관건이다. 스마트헬스케어, 마이크로바이옴, AI,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등은 전통 바이오와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

◇바이오벤처 생태계 `고도화`

산업의 뿌리는 벤처 생태계 구축에 달렸다. 대기업 중심 산업 발전은 위험 요소가 많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이 성패를 좌우하는 현대 산업 환경에서 바이오 역시 벤처 생태계 구축 논의가 확대된다.

바이오 벤처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투자`도 내년에는 한결 수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업계는 내년 바이오 벤처 투자가 올해보다 20% 이상 성장한 4000억원 규모로 예측한다. 실적, 상장 여부 등에 제한되던 투자 요인도 `성장 가능성`까지 확대되면서 경쟁력 있는 신생 벤처가 투자 받을 기회가 많아진다.

정부 지원도 강화된다. 초기 바이오 벤처 기업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조만간 완료된다. 올해 말 투자가 시작, 내년에는 적용 범위가 넓어진다. 홍릉 바이오클러스터 역시 내년 기업 입주가 시작된다. 경쟁력 있는 초기 바이오 벤처가 최우선 지원 대상이다.

민간 투자, 정부 지원이 확대되는 만큼 바이오 기업도 준비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확실하게 수립하고, 역량 있는 연구진을 확보해야 한다. 산업 특성상 경영, 마케팅, 법률 등 각 분야의 전문가 확보도 필수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3일 “의약품 중심의 바이오산업이 첨단화되면서 다양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하고 있다”면서 “기업도 전문성을 갖추되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 정립, 전문 경영인 체제 구축, 지식재산권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