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영업비밀` 제도를 알아야 보호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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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근 한국특허정보원장
<이태근 한국특허정보원장>

기업의 영업 비밀 유출·탈취는 뉴스에 심심치 않게 나온다. 올해만 해도 삼성전자 임원이 영업 비밀 유출 혐의로 구속되거나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협력업체 관계자가 영업 비밀을 빼돌려 적발된 사례처럼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영업 비밀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런데 정작 `영업 비밀이 뭐죠`라고 묻는다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업 비밀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기업이 스스로 개발하고 비밀로 유지한 기술·경영 정보를 말한다.

영업 비밀 관련 사건은 얼마나 발생하고 있을까. 최근 중소기업청의 국내 중소기업 대상 조사 자료에 따르면 기술 탈취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7.8%나 된다. 건당 피해 금액은 16억8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청이 발표한 연간 범죄 통계 현황을 보면 2014년에 부정경쟁방지법 관련 범죄가 연간 525건이나 발생했다.

우리 기업이 기술·아이디어 등을 효율 높게 보호할 수 있는 영업 비밀 보호 제도가 있음에도 제도에 대한 인식 부족, 최소한의 관리 노력 부재 등으로 영업 비밀 유출·탈취 등 위협에 노출돼 있을 뿐만 아니라 사후 구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술·아이디어 유출 시 민·형사법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제도로는 특허, 산업기술, 영업비밀 보호제도를 대표로 들 수 있다.

특허제도는 독점배타성 권리가 있는 가장 강력한 보호 제도로, 출원·공개 및 등록 절차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다. 산업 기술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행정 기관의 장 등으로부터 지정, 고시, 공고, 인증을 받아야 한다.

영업 비밀 보호 제도는 기술·아이디어·경영정보 등을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로, 비공지성, 경제 유용성, 비밀관리성을 갖추면 보호 받을 수 있다. 영업 비밀은 기업이 스스로 개발한 기술력에 대해 비밀로 관리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보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특허제도와 차이가 있다.

특허 출원을 하지 않은 기술, 아직 실제 기술로 구현되지 않은 아이디어 등의 보호 수단으로는 영업 비밀 보호 제도가 유일하다.

영업 비밀 유출 피해 기업의 애로 사항을 들어보면 대표로 언급하는 몇 가지 사항이 있다.

첫째 영업 비밀 성립 요건인 비밀관리성 입증의 어려움이다. 영업 비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기업 내부에서 비밀로 관리한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영세 기업은 유출 피해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영업 비밀 보호 제도 자체에 대한 인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밀관리성 입증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둘째 민·형사 소송 시 유출 사실 입증의 어려움이다. 영업 비밀을 누가 어떤 경로로 유출했는지에 대한 입증의 어려움이다.

마지막으로는 영업 비밀 보호 제도 교육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다.

특허청은 기업의 애로 사항 해결 지원을 위해 한국특허정보원에 영업비밀보호센터를 설치하고 영업 비밀 보호를 위한 상담·교육, 보호관리 시스템 보급·운영, 컨설팅 및 초동 대응 법률 자문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영업비밀 원본증명제도 이용 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보호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는 영업 비밀 보호 제도에도 잘 들어맞는 명언이다.

공들여서 개발한 기술·아이디어를 보호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단초는 `영업 비밀 보호`이기 때문에 개인과 국내 기업의 각별한 관심 및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더 나은 사업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태근 특허정보원장(rheetk37@kipi.or.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