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대신 해외직판으로 불러주세요" 수출 주연 된 조연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 및 구매액 <출처: 통계청>
온라인 해외 직접 판매액 및 구매액 <출처: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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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逆)직구가 아니다. 해외직판이다.”

전자상거래 수출이 뜨고 있다. 해외직판이 수출 조연에서 2조원대 수출을 견인하는 주연으로 성장했다.

1일 정부와 업계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 금액이 전년 대비 갑절 성장한 2조원을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온라인 해외쇼핑을 주도하던 직구(해외직접구매)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해외직판 금액은 201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2014년 6791억원, 2015년 1조2544억원으로 1년 사이에 갑절 이상 규모가 커졌다.

같은 기간 해외직구 금액은 2014년 1조6417억원, 2015년 1조7014억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조짐은 직판이 직구 금액을 앞지른 1분기부터 나왔다. 성장세가 주춤한 직구와 달리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까지 누적 해외직판 금액이 1조550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는 중국 광군제 쇼핑·미국과 유럽의 크리스마스 쇼핑이 몰려있어 한해 가운데 상품 판매가 가장 많은 시기다. 해외직판은 2조원대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우리나라보다 전자상거래 성장세가 더 가파른 중국은 전체 무역거래 가운데 전자상거래 비중이 2%대다. 우리는 현재 0.4~0.5% 수준이다. 2% 수준에 도달하면 전자상거래 수출은 100억달러(12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과거 수출 엑스트라 정도로 대우 받던 해외직판 기업 위상도 달라졌다. 글로벌마케팅 전문가인 온라인 무역상사 역할로 자리 잡았다. 한국무역협회를 중심으로 글로벌 셀러와 청년창업을 연계·지원하는 사업도 시작됐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6월 21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파워셀러-e노마드 멘토멘티 결연식`을 개최한 바 있다. 해외 오픈마켓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글로벌 파워셀러와 수출 경험이 없거나 미약하지만 아이템이 우수한 청년 기업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6월 21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파워셀러-e노마드 멘토멘티 결연식`을 개최한 바 있다. 해외 오픈마켓에서 수출을 주도하는 글로벌 파워셀러와 수출 경험이 없거나 미약하지만 아이템이 우수한 청년 기업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2009년 이베이에서 판매를 시작한 크레이드인터내셔널(대표 이재섭)은 미국, 일본에 현지법인을 둔 온라인무역 전문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크레이드인터내셔널은 골프존과 협업해 사물인터넷 기술을 이용한 신제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이재섭 크레이드인터내셔널 대표는 “중소기업만 해외 오픈마켓에서 직접 판매한다거나 소규모 거래로만 생각하는 것은 고정관념”이라며 “중견기업, 대기업 등도 해외시장을 겨냥, 신제품 프로모션이나 판로의 하나로 해외 오픈마켓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알리바바, 이베이, 아마존 등 해외 오픈마켓에서 활동하는 셀러는 네이버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가입 기준 총 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실적이 우수하고 경험이 많은 곳은 글로벌시장개척전문기업(GMD)으로 인정받아 중견·중소기업 수출 지원사업에도 참여한다.

또 국내 오픈마켓에서 활동하는 온라인 셀러는 약 30만곳으로 추산된다. 이들까지 해외직판으로 눈을 돌리고, 중소 제조기업과 연계된다면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는 지난해 12월 5일 제53회 무역의 날을 기념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공동으로 `2017년 티몰, 알리바바닷컴 사업 전략 및 신사업 방향 세미나`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중국 시장 및 전자상거래 시장 정책 동향을 듣기 위해 모인 셀러 및 관계자 모습.
한국무역협회(회장 김인호)는 지난해 12월 5일 제53회 무역의 날을 기념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공동으로 `2017년 티몰, 알리바바닷컴 사업 전략 및 신사업 방향 세미나`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중국 시장 및 전자상거래 시장 정책 동향을 듣기 위해 모인 셀러 및 관계자 모습.

무역협회도 중국 티몰 연계사업이나 케이몰24 등 해외직판 온·오프라인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 `CBT(Cross Borde Trading) 인큐베이팅센터`도 마련했다. 대표적 글로벌셀러 양성사업이다.

해외직판시장이 성장했지만, 제품 수급부터 판매, 배송, 결제 등 어려움은 여전하다. CBT센터는 초보 셀러도 월 2만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파워셀러와 협회 지원으로 해외직판을 경험할 수 있게 지원한다.

청년 창업기와 연계하는 e노마드 사업은 216건 바이어 매칭이 이뤄졌고, 이중 6개사가 2만달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창성 글로벌파워셀러협의체 부회장은 “해외직판이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역직구라는 명칭처럼 아직 수출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다”며 “대기업, 무역위주로 만들어졌던 수출지원정책도 전자상거래 실정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액 단위:억원>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액 단위:억원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