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의 성공경제]<59>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와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이다

[이장우의 성공경제]<59>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와 소프트파워가 경쟁력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 등이 아시아 시대를 맞아 세계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강대국을 상대하는 제1 원칙은 `따돌리거나 이기려 하지 마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 차원의 지혜는 세상 변화를 열두 동물로 표현한 12지지의 첫 번째로 등장하는 쥐로부터 배울 수 있다. 빨리 하늘 문에 도달하는 게임에 나선 동물 가운데 쥐는 작고 약한 자신의 처지를 일찍부터 깨닫고 경쟁자들에서 가장 열심인 소에게 붙어 있다가 예상대로 소가 가장 먼저 도착한 순간 뛰어내려 일등을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소로 하여금 쥐를 계속 붙어 있게 만들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것은 결코 군사력과 같이 강제하는 힘인 하드 파워로는 불가능하다. 소 스스로 그 자리를 허락하도록 만드는 설득이나 매력 포인트 등 소프트 파워 때문이다. 이에 따라서 강대국들이 하드 파워 경쟁에 몰두하는 사이 우리는 틈새를 찾아 매력 포인트를 개발해야 한다.

매력 포인트가 월등히 많은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어 마음과 생각만으로도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 파워 강국이 될 수 있다. 일찍이 김구 선생은 풍요로운 물질보다 `높은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 성격의 부만을 추구해서는 불공정, 부패, 양극화 등 그 부작용에서 헤어나기 어렵다는 한계를 깨닫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 매력과 높은 문화는 `한없이 가지려 해도` 부작용이 없다.

물론 하드 파워 기반 없는 소프트 파워는 무력하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국방력도 더욱 튼튼히 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HW) 제조 기반을 구축했고, 디지털 HW도 강하다. 여기에 소프트웨어(SW) 기술과 문화의 힘을 불어넣는다면 제조 서비스화 흐름을 타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본격 등장한 벤처기업이 3만개를 돌파하며 매출 총액 약 215조원으로 한국 경제 1위 기업 삼성전자 매출액(200조6000억원)을 능가했다.(2015년 기준) 이들은 대기업보다 훨씬 많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새로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 2010년 이후 온라인과 모바일 망을 타고 전 세계를 강타한 한류가 본격 가세해 대한민국 브랜드를 제고시키고, 소프트 파워 핵심으로 떠올랐다. 한국경영학회가 평가한 한류의 경제 가치는 약 190조원에 이르며, 포스코와 LG전자의 기업가치 합계를 상회(2012년 말 기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벤처기업의 기술 개발력과 한류의 브랜드 파워는 앞으로 한국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원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다. 이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선점한 구글과 같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초제국주의를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여기에 전통의 강대국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은 기업 간, 국가 간 협력 체제 구축의 중심이 되려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으로 그 중심을 차지할 것인가는 명확하다. 상대방을 강제하려는 하드 파워로는 불가능하다. 오로지 상대방의 마음을 녹일 수 있고 중간자로서의 신뢰를 줄 수 있는 문화의 힘, 즉 소프트 파워가 답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름다운 대한민국`, 즉 생각과 마음과 행동이 아름다운 `뷰티플 코리아`를 추구해야 한다. 평화로운 촛불 행진이 그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이장우 경북대 교수·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