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무게 중심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한국이 선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세계 LCD 시장에서 1·2위를 나란히 거머쥐고 15년 동안 시장을 주도했다. 경쟁국보다 OLED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주력한 결과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성장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사물이 가진 정보를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많은 사물이 정보를 갖게 되고 이를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 더 많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에 없던 제품과 서비스가 등장함에 따라 이에 걸맞은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편평하고 딱딱한 사각형 형태의 전통 디스플레이에서 탈피해 원형, 곡선 디스플레이가 요구된다.
종이처럼 돌돌 말거나 접고 펴는 디스플레이, 유리처럼 투명해 디스플레이와 유리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하는 투명 디스플레이 등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 디스플레이도 등장한다. 사람 피부에 이식하거나 옷에 부착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상태를 감지하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도 떠오르는 기술로 꼽힌다.
전통 형태를 파괴하는 신개념 디스플레이는 OLED가 등장하면서 가능해졌다. 현재 한국은 중소형과 대형 OLED 부문에서 모두 세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할 정도로 앞선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롤러블, 폴더블, 투명, 스트레처블 등 새로운 OLED 디스플레이 기술도 한국 업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이미 상당한 OLED 양산 경험을 보유한 만큼 응용 분야를 연구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준비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하려면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 대학 인재 육성, 중소기업 연구개발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희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가장 먼저 OLED를 상용화했고 후발국과 상당한 수준 기술 격차를 확보했다”면서 “이제 OLED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무엇이 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학에서 우수 인재를 길러내고 이들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서도 활약해 중소기업 연구개발 역량을 높이고 후방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 난도가 높아질수록 패널 기업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 장비 등 후방 기업 기술력도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김용석 홍익대 교수(SID 회장)는 “핵심 후방 생태계가 한국을 중심으로 형성되도록 경쟁력을 높이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