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

미국 샌프란시스코 배터리 스트리트 717번지 5층 건물이 있다. 연면적 5388㎡다. 배터리클럽이라고 이름 붙인 이 건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비보를 설립한 마이클과 소치 버치 부부가 세웠다.

레스토랑, 와인창고, 도서관, 미팅룸, 야외정원, 14개 호텔룸 등을 갖췄다.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아티스트가 공연도 한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클럽은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인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투자도 이뤄지는 장이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설립자,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활동하고 있다.

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 메인홀.
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 메인홀.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 1동 1층 레스토랑 '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가 있다. 911㎡ 규모다. 지난해 12월 11일 오픈했다. 네트워킹 공간인 메인홀과 소규모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소일룸, 주방으로 구성됐다. 단품 요리와 코스메뉴, 수제맥주를 판다. 경기도에서 난 식재료만 쓴다. 경기도주식회사 입점 기업 제품과 독립서점 책을 전시한다. 장소 제공뿐만 아니라 1년에 41회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CEO 커뮤니티 프로그램, 경기도 로컬 콘텐츠 프로그램, 문화·예술·인문학 프로그램, 스타트업캠퍼스 프로그램 등이다.

지난달 20일 이곳에서 야당 대표, 도지사, 국회의원들과 스타트업 대표 간 간담회가 열렸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1억원을 지원해 주는 것보다 1000만원어치 사 주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제품 개발보다 유통이 더 어렵다. 판매 길을 트는 게 스타트업들의 공통 과제다.

판 소일 앤 소사이어티 운영 관계자는 “사업 계획 확정이 늦어져 일부 프로그램 시작이 지연됐지만 일정을 조정해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제품 홍보, 데모데이, 기업 간 네트워킹으로 판로 개척까지 이어지게 하겠다는 목표다. 희망 사항은 판교에 적을 둔 유명 기업가들이 이곳에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것이다. 판교에 새 판이 짜지기를 기대한다. 롤모델이 배터리클럽인 이유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