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로 옮겨진 보험업계 챗봇 열풍

보험업계에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메세징 플랫폼 '챗봇(Chatbot)'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형사 중심에서 중소형사로 번지는 양상이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까지 적용하면서 정교해지고, 사용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 설계사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보험사들이 최근 고도화된 챗봇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AIA생명은 최근 선보인 인공지능 콜센터 'AIA ON'에서 1대 1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공지능 챗봇과 사람과 통화 하듯 대화하는 인공지능 로보텔러 두 가지를 공개했다.

AIA생명은 이번 서비스에 IBM 왓슨 기반 SK C&C에이브릴 AI를 활용했다. 이에 일상적인 언어로 상담이 가능하다. 특히 로봇과 고객이 직접 음성으로 통화하는 로보텔러는 업계 처음으로 도입돼 눈길을 끌었다.

라이나생명은 기존에 보험 가입자가 일방적으로 질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과 챗봇이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챗봇을 고도화했다. 이번 서비스는 이용자가 직접 자연어로 질문하면, 챗봇이 대화하는 것처럼 질문에 맞는 답변을 제시한다. 고객들은 콜센터 운영시간에 맞춰 전화할 필요가 없는 데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답을 얻을 수 있다.

대형 보험사인 현대해상도 SK C&C와 AI 챗봇을 접목한 영업포털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현대해상인 선보일 챗봇은 SK C&C의 AI 서비스인 에이브릴을 기반으로 고객 상황에 맞는 상품 내용과 가입 서류 약관 등을 확인해 응대한다. 따라서 설계사는 관련 부서 문의 없이 현장에서 바로 정보 확인·처리가 가능하다. 이 외에도 ING생명도 챗봇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올해 안으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챗봇 도입 이유는 정보의 수집·활용이 손쉽기 때문이다. 고객과 상담을 통해 자연스럽게 얻은 데이터를 분석·적용해 수익 창출, 리스크 관리에 사용함으로써 비용 절감 및 서비스 제고가 가능하다. 특히 텔레매틱스,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 등 다른 기술과 접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소비자 역시 시간과 장소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보험사 챗봇은 이미 해외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 보험사 넥스트인슈어런스(Next Insurance)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험 가입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레모네이드(Lemonade)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마야와 짐이라는 가상의 직원이 서비스한다. 90초 보험 가입, 3분 이내 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다.

김유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AI 기술 발전으로 보험사에서 챗봇의 활용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명확한 챗봇 플랫폼 설계와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챗봇 서비스 확산이 시장 점유율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소형사로 옮겨진 보험업계 챗봇 열풍

그동안 다수 설계사가 수익과 직결됐다. 삼성과 한화, 교보 등 빅3 생보사가 전체 설계사의 60%, 삼성과 현대, 동부, KB, 메리츠화재 등 빅5 손보사가 전체 설계사의 8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석영 연구위원은 “현재 챗봇은 설계사를 보조하는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들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령화에 따른 설계사 부족,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에 따른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 역시 해소할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