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의 미래, 친환경차]<중>전기차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 생태계 전반 확충해야

올해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서 정부 목표물량 '2만대'가 지난 3분기 조기 완판됐다. 2014년 민간 보급 이후 보조금이 동이 난 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전기차 수출 물량도 4만대에 육박했다. 작년과 비교해 내수와 수출 물량 모두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새해 현대기아차는 배터리 전기차(BEV) 생산물량을 올해보다 두배 많은 약 10만대로 정했고 르노삼성도 국내에 초소형 전기차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 바뀌는 흐름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매년 두 배씩 성장하며 '전기차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벤츠·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신모델 국내 출시를 앞당기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아 충전인프라 구축에 유리한 지형적 입지조건과 보조금 등 국가 지원책까지 더해지면서 최적 시장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내수 시장은 팽창중이지만 자동차 업계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아직 미흡하다.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연구개발에서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집중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보급형 전기차 중에서 중대형 라인과 스포츠유틸리티(SUV)형 전기차를 시장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준중형급 4000만원대 SUV 전기차를 출시했고 새해 북미 등 유력 시장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비슷한 가격대 중대형 전기차 라인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대형급 전기차 중 1억원 미만 차량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 SUV 보급형 전기차를 양산해 미국과 유럽 등에 판매하는 건 국산차가 유일하다”며 “시장 초기인 만큼 빠른 라인업 확대로 아직 없는 중대형 전기차 시장까지 노린다면 세계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등 부품 수급 문제로 인한 생산 체계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 국산차는 아직 전기차 양산이 초기다 보니 완성 단계에서 일부 구성품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이 지연됐고 이후 매달 받기로 한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반복되는 노조 파업으로 생산 지연 등에 어려움도 겪어 왔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배터리 등 추가 부품 수급이 크게 어렵다”며 “국내외 전기차 시장 급변화하는 상황이지만 3~5년 단위 계약물량 이외 연간 단위 추가 부품 발주가 안되니 시장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고·폐배터리 재사용 분야 등 유관 산업을 함께 육성하는 생태계 전략도 필요하다.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시 i-Mark Place빌딩에 설치된 V2B(Vehicle to Building) 설비. 빌딩 내 전기시설물 작동을 위해 닛산 리프 전기차의 전기를 빼내고 있다.
일본 카나가와현 요코하마시 i-Mark Place빌딩에 설치된 V2B(Vehicle to Building) 설비. 빌딩 내 전기시설물 작동을 위해 닛산 리프 전기차의 전기를 빼내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독일 등은 이미 전기차 단품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산업과 연계하거나 미래형 모빌리티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전기차 시장 확대로 위협받는 내연기관차 부품산업의 빈자리를 새로운 기회로 채우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