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경의 발칙한 커뮤니케이션2]CEO 코드<1>빌 게이츠의 공평

CEO코드 <1>빌게이츠의 공평

[박선경의 발칙한 커뮤니케이션2]CEO 코드<1>빌 게이츠의 공평

1년 간 재충전했습니다. 매주 쓰는 칼럼이라 부담스러웠습니다. 생각을 원하는 대로 담지 못했습니다. 이제 격주로 '발컴2'을 시작합니다. 명사가 남긴 말을 풀어보려 합니다. 이분들 '발칙한 말씀'을 많이 하셨네요.

[박선경의 발칙한 커뮤니케이션2]CEO 코드<1>빌 게이츠의 공평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이것에 익숙해져라.” “가난한 집에 태어난 건 당신 잘못이 아니지만, 죽을 때도 가난하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이다.”

갑부 빌 게이츠가 이런 '싸가지 없는' 말을 했다. '욱' 치밀어 오른다. 재벌 총수가 인생이 불공평하다니. '금수저'가 계급사회를 조장하는 말을 하다니. 가난이 내 잘못이라니, 재벌독점, 불평등한 사회구조, 나라 탓 아닌가.

평등사회에서 인생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은 무엇인가. '사람 아래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는 것은 프랑스 혁명을 거쳐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원칙이었다. 가난은 참아도 불공평한 것은 못 참는데.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게 '공평'이라고 배웠는데. 금수저가 세상이 공평하지 않다니. '땅콩' '재벌' 갑질보다 더한 갑질 아닌가.

이 같은 '재벌' 버르장머리를 고치기 위해 우리는 MS 제품 불매운동을 해야 하고, SNS로 퍼나르고, 홈페이지를 공격해서 다운시켜야 하고, 시민단체는 몰려가 시위라도 벌여야 한다. 세계 최고 재벌의 사상이 의심스럽다.

'갑부' 빌게이츠 독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엔 학벌을 예찬한다. 이력서에 학력, 성별 등을 없애는 이 마당에 대학교육을 받고 학벌 서열을 조장하는 발언이 무섭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사회에 나가면 연봉 4만달러를 받기 어렵다. 대학교육 없이는 상상하지도 마라.” “주변에 공부밖에 모르는 바보가 있다면 잘 보여라,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그 바보 밑에서 일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학교는 승자와 패자를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지만 사회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라.”

'패악질'이다. 상식조차 없다. 이런 '꼰대'가 없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데, 빌게이츠는 성적을 강조한다. 그는 하버드대 수학과를 입학한 천재다. 중퇴했지만.

아프지만 뒤집어 보자. 그는 자본주의 사회를 꿰뚫고 있다. 통찰은 간단하다. '기회는 열려 있고, 노력해야 한다'고. 인간은 태어날 때 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이것을 인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수시로 강조한다. 경쟁을 통해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성장했음을 증명한다. 그가 그렇게 살아왔다.

빌게이츠는 학생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직장인은 일을 '열심히' 하라고. 세상이 불공정하고 불평등하다고 욕하지 말고, 노력해서 그것을 극복하라고 강조한다.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통해 성장해왔다. 그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와 일맥상통한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이 명제가 철학이 되려면 '노력'이라는 필수조건이 따라야 한다. '노력하는' 사람 앞에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올바르게 성장한다. 노력하지 않고 결과를 요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공평하지 않은 일이다. 신체가 자유롭지 못해서, 건강에 문제가 있는 자는 사회적 복지 제도로 해결해야 한다. 게으른 사람에게 기회와 과정과 결과를 나눌 순 없다.

그가 우리에게 한마디 한다.

“텔레비전은 현실이 아니다. 현실에서는 커피를 마셨으면 일을 시작해야 한다.”

자, 다 읽었으면 이제 일하자.

박선경 문화칼럼니스트 sarahs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