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뒤진 인공지능, 세계 선두가 되는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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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도 뒤진 인공지능, 세계 선두가 되는 길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은 그 속도와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미지 인식, 자연어처리, 무인자동차, 지능형 로봇 그리고 정밀의료 분야 인공지능 기술 등은 우리 삶을 편하고 쾌적하게 바꾸고 있다.

산업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은 높은 부가가치를 부여하는 핵심 기술이다. 모든 국가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미래 먹거리 기술로 인식하고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들어 사람들의 직업 대체, 기계에 종속화, 인류 멸망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하지만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이 정말 그 정도로 우려할만한 것일까? 현재 대부분의 인공지능 기술은 많은 학습 데이터를 이용해 패턴을 인식하는 형태의 기술이다. 이미지인식, 음성인식, 암 진단 등도 결국 입력 패턴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하고 판별하는 기술이다.

현재 패턴인식 기반 기술도 지능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라 이야기하기 어렵다. 세상을 이해하고, 상식적인 추론을 수행하고, 관찰을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을 하고 학습한 것을 이용해 다른 것을 빠르게 학습하는 등 핵심적인 인간의 지능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의 기술이다.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은 1)매우 많은 양의 학습데이터를 요구하고 2)학습한 내용을 이용한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이 쉽지 않으며 3)컴퓨터의 결정을 사람에게 납득이 가도록 설명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4)세상에서 관찰을 통한 자연스러운 학습(observational learning)도 쉽지 않다.

이런 한계로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기대와 다른 수준의 능력밖에 제공할 수 없다는 결말에 도달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컴퓨터가 우리의 삶을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해주길 바란다. 따라서 현재 인공지능 기술과 사람들의 기대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향후 이러한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주체는 보다 지능적인 기술 개발을 하는 회사나 국가가 될 것이라 본다.

미국과 유럽 등 인공지능 기술 선두그룹은 최근 인간 지능을 모사한 보다 발전된 인공지능 기술(human-inspired 또는 human-centered AI) 개발을 시작하고 있다. 인간의 대뇌에서 일어나는 정보처리 원리에 기반한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인간처럼 학습 및 추론하고 설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의 최고 목표가 인간지능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이라 생각할 때 이러한 노력은 의미있고 효과적인 방향이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에서 많이 사용하는 강화학습 그리고 딥러닝 기술도 인간의 학습 및 정보처리 원리를 모방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기 위해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나라를 쫓아가는 전략이 아닌 더 먼저 앞으로 움직이는 과감한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컴퓨터의 롤모델인 인간 지능을 모델링한 초지능의 인공지능을 먼저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컴퓨터과학 뿐만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뇌에 대해 공통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 신경과학, 인지과학 등 타 분야와의 협력도 절실하다. 이런 측면에서 국가에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기획하고 계획을 세울 때 컴퓨터와 전자공학 분야 교수들로만 위원회가 채워지는 상황도 아쉽기만 하다.

요즘은 중국의 기술 수준도 어느 틈엔가 우리를 훌쩍 넘어선 듯한 분위기다. 인공지능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로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기술 주도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공을 거둔 우리나라에서 세상의 어떤 나라보다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하는 성공의 기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열심히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임희석 고려대학교 Human-inspired AI 센터장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