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쎌텍, 전략적투자자(SI) 찾는다…배터리 건식분리막 독자 기술 보유

배터리 건식분리막 개발·제조 기업 이쎌텍이 양산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매각을 재추진한다.

이쎌텍은 재무적투자(FI)를 담당하는 국내 최대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중 한 곳과 함께 회사를 인수할 전략적투자자(SI)를 찾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이쎌텍은 독자 개발한 건식분리막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수십억원대 투자를 유치하고 연간 800만㎡ 규모 공장을 준공했지만 국내 대기업 제품 공급이 늦어지면서 운영자금이 소진돼 지난해 9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동시에 우선협상대상자인 국내 중견기업 L사와 인수 협의를 완료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했지만 갑작스런 L사의 투자 상황 악화로 M&A가 불발됐다. 이에 다시 M&A를 추진하는 중 기업구조조정 전문 회사를 통해 실사와 기술 검토 등을 완료했다.

이쎌텍 건식분리막 공장 내부 전경. (사진=이쎌텍)
이쎌텍 건식분리막 공장 내부 전경. (사진=이쎌텍)

매각주간사인 신화회계법인 관계자는 “이쎌텍 인수에 관심이 있으나 약 330억원 수준의 추가 투자금액이 부담스러운 회사가 FI를 이용하면 투자금액과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11월 초 M&A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해 전극 간 직접적인 접촉을 막으면서 미세 구멍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의 고분자 필름이다.

생산 방식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나뉘는데 건식분리막은 고온 안전성이 높고 기공 분포가 직선적이어서 고출력을 내는데 유리하지만 균일한 기공을 만드는 기술 난도가 높다. 글로벌 건식분리막 시장은 미국 셀가드를 인수한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중국 시니어 2개사가 독점하고 있다.

이쎌텍은 건식분리막 국산화를 목표로 2012년 사업을 시작했다. 설립자인 박현채 대표는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거쳐 미국 분리막 업체 셀가드 근무 경력이 있는 이 분야 전문가다. 자체 개발한 고정밀 생산설비와 건식 제조 공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품질 건식분리막을 개발했다. 압출과 연신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다.

박현채 대표는 “독자 제조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품질 건식분리막 양산 공급으로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건식분리막 수입 대체와 해외 수출이 목표”면서 “건식분리막 국내 자급을 통해 급격히 성장하는 중대형 리튬이온 이차전지 시장에서 한국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