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동산과 정보기술(IT)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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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택 트리비아미디어 대표.
<박준택 트리비아미디어 대표.>

요즘 각종 미디어에서 '프롭테크'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대부분 전통의 로테크, 공급자 중심 산업인 부동산 분야가 최신 정보기술(IT)과 접목해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프롭테크는 Property(자산)와 Technology(기술) 합성어로, 부동산 관점에서 IT 활용 기업 및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큰 개념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빅데이터, 기계학습,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속칭 잘나가는 IT는 모두 부동산 산업과 접목하고 프롭테크라 일컫는 추세다.

프롭테크는 전통의 부동산 분야를 모두 아우른다. 네이버부동산 직방을 필두로 한 중개 및 임대 산업은 물론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 및 자금 조달, 사무실 공간 임대, 경매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부동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프롭테크는 우리 삶을 얼마나, 어떻게 바꿔 놓을지 관심이다.

규모를 봐야 한다. 프롭테크 세계 시장 그래프가 가파르게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2011년 2억달러, 2016년에 27억달러, 2017년 130억달러로 6년 만에 최소 60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위워크가 2017년에 투자금으로 44억달러를 유치하면서 큰 이슈가 됐고, 프롭테크 관련 기업이 투자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현재 미국에서는 오픈도어·하우즈 등 프롭테크 유니콘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벤처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등 최신 IT를 이용한 새로운 플랫폼도 시도되고 있다.

각국 정부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 공공데이터 개방이 대표 사례다. 미국은 2009년에 공공데이터 'data.gov'를 40만여건 공개했고, 이는 미국 최대 중개사이트 질로가 오차 5% 이내 가격 예측을 바탕으로 미국 최대 부동산 중개회사로 성장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국내 시장은 어떨까. 사실 우리는 이미 프롭테크 혜택을 누리고 있다. 예전처럼 발품을 팔지 않아도 네이버부동산 등을 통해 아파트 시세를 알 수 있고, 실내 구조가 궁금하면 직방에서 VR 서비스를 통해 볼 수 있다. 시세나 실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해설을 곁들인 채널을 구독하고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프롭테크라는 용어는 생소하지만 혜택은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서비스도 만나게 된다. 가장 먼저 더 많은 실내를 360도 촬영(또는 VR)을 통해 가상으로 방문하는 게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질로처럼 예측가와 실거래가 오차를 줄인 가격 평가를 할 수 있는 정교한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허위 매물로 인한 시장 교란도 줄어들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직접 거래, 분산 소유가 가능해진다. 수수료 발생 없이, 중개인 없이도 안전한 거래가 가능한 프로세스 확립이 가능하다. 아파트 하나를 여러 명이 소유하고 자본이득을 누리는 것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속도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 발전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VR와 예측시스템을 앞세워 네이버부동산을 빠르게 따라잡은 직방, 위워크 사업 모델을 충실히 따르는 패스트파이브의 성장이 방증한다. 다만 전통 산업 구조가 얼마나 더 버틸지, 소비자 인식이 얼마나 빨리 성장할지에 대해 전문가마다 의견이 갈린다. 이런 과제로 기존 △중개업계와의 갈등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인식 △고가의 주택 시장 △아직 부족한 공공데이터 정립 개방성 △블록체인 △360도 카메라 대중화 등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 및 분할 소유는 손에 잡히는 미래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블록체인=비트코인' 정도도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11년 전 아이폰 등장과 함께 우리가 갑자기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하게 된 것처럼 갑작스런 대중화와 함께 큰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 프롭테크로 인한 국내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흥미진진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준택 트리비아미디어 대표 ceo@salzi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