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코리아리포트]디지털 헬스케어 주도권 확보, 10대 미래 기술에서 찾아라

정보통신기술(ICT)과 의료 서비스가 결합된 디지털 헬스케어는 고령화, 저성장 시대에 떠오르는 유망 영역 중 하나다. 맞춤형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앞당기는 동시에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도 주목 받는다.

우리나라는 세계 수준 ICT 기술과 의료 서비스 역량을 보유한 만큼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강력한 국내 규제와 후발주자인 중국 등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에서 우리의 객관적인 기술 분석과 소비자 요구사항 반영 등이 필요하다.

◇美·中 사이에 낀 K-디지털 헬스, 10대 제품 중심 전략 짜야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2016년 960억 달러(약 110조8320억원)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2060억 달러(약 237조827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2015년 3조5209억원에서 올해 6조425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기술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25% 이상 뒤쳐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후발주자인 중국과는 3% 수준까지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기술 수준 분석과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 개발로 선진국과 격차는 좁히되 후발주자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

10대 스마트헬스 핵심 제품·서비스의 수용도 주요 결과
10대 스마트헬스 핵심 제품·서비스의 수용도 주요 결과

전자신문은 미래 출시 제품과 서비스를 정리하는 한편 스마트홈 전문가 의견 수렴과 소비자 표적집단면접법(FGI)으로 '10대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제품·서비스'를 도출했다.

10대 분야로는 △건강상태측정 스마트헬스 기기 △웨어러블 스마트헬스 기기 △스마트 헬스케어 로봇 △노약자 스마트헬스 보조기기 △영유아 스마트헬스 보조기기 △애완동물 스마트헬스 보조기기 △건강관리 서비스 △원격의료 서비스 △유전자 의료 서비스 △체외진단 서비스 등이 꼽혔다.

동시에 20세 이상 소비자 1437명을 대상으로 9월~10월까지 약 한달 간 필요성, 차별성, 구매의향 분석도 함께 실시했다. 조사 결과 건강상태측정 스마트헬스 기기가 구매의향이 가장 높았다. 웨어러블 스마트헬스 기기, 체외진단 서비스, 건강관리 서비스가 뒤를 이었다. 개인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하는데 소비자 관심이 많으며, 진단과 관리 수요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10대 핵심·서비스 중심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소비자 구매 의사가 가장 높은 건강상태측정 스마트헬스 기기는 혈압, 혈당, 심박, 체온, 소변 등 개인 생체신호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상태를 확인하고,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전체 설문조사 대상 중 45%가 필요성을 인지했고, 31%가 구매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10대 스마트헬스 핵심 제품·서비스에 대한 필요성, 차별성, 구매의향 지각도
10대 스마트헬스 핵심 제품·서비스에 대한 필요성, 차별성, 구매의향 지각도

구매 결정 요인으로는 품질(70.1%)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 신뢰성(50.2%), 내구성(40.4%), 가격(33.7%) 등 순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웨어러블 스마트헬스 기기의 경우 전체 조사 대상의 33.7%가 필요한 제품이라고 답했다. 선호하는 기기로는 스마트워치가 74.6%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스마트밴드(37.9%), 스마트셔츠(9.7%), 스마트반지(8.8%)로 집계됐다. 희망 구매가로는 8만5000원에서 최대 24만2000원까지 지불 의사가 있었다. 움직임이 감지됐을 때 자동으로 반응하는 서비스를 탑재하고, 일정 시간을 알려주는 추가 기능이 필수로 요구된다.

◇건강정보 획득 수요가 성장 요인..면밀한 시장 조사 필수

미래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자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건강상태측정 스마트헬스 기기와 웨어러블 스마트헬스 기기는 소비자의 건강정보 획득 요구와 자기주도형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대변한다. 이를 토대로 정부도 질병을 사전에 발견해 관리하는 예방의학 도구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투자를 강화할 전망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도 많다. 원격의료 등 일부 기술이나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금지된다. 각국의 법·규제와 시장상황을 파악할 조사가 필수다.

사경환 밸류애드 대표는 “스마트헬스 시장은 개인 건강 관심 증대와 정부의 융복합 산업 지원책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융복합 산업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하지만 복잡한 국내 규제로 시장 진입이 어려울 가능성도 있어 법·규제를 세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시장 진입을 좌우하는 규제 파악과 함께 명확한 공략 대상 설정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지불의사는 아직까지 낮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국내 산업지형을 고려, 대기업과 협업해 제품 신뢰도를 높이되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

사 대표는 “스마트헬스 구매 의향이 높은 집단은 50~60대 남성이며, 본인이 필요할 때 직접 구매하는 성향이 높아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저가, 측정범위가 한정적인 제품 생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모가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경우를 고려해 40대 이상 자녀의 간접 구매 유도와 홍보 전략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