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국회도서관장, “디지털화 지속 추진…AI 발전 밑거름 ”

“국가중심도서관인 국회도서관 자료를 디지털 데이터화 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이전 사업을 지속 추진해 국가 인공지능(AI) 발전에 밑거름이 되겠습니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이 국회도서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이 국회도서관에서 전자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지난 2일 제22대 국회도서관장(차관급)에 취임한 현진권 국회도서관장은 시대 흐름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전적인 도서관 역할보단 새로운 형태의 도서관 서비스를 개발·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시대에 걸맞은 서비스로 국회의원과 전문직 종사자는 물론 국민에게까지 친근하게 다가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문지식 제공과 함께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차이점이 문화예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접근성이라며 국가중심도서관의서의 역할도 피력했다.

다음은 현 관장과의 일문일답.

-도서관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에 취임했는데.

▲예전과 달리 책의 형태, 자료의 형태가 많이 달라졌다. 고전적인 책을 저장하는 장소로서의 도서관 역할보다는 문서를 보관하는 아카이브의 개념으로 봐야한다. 국회도서관에 650만권의 종이책이 있는데 비중이 줄고 있다. 전자책이 보편화됐다. 유튜브도 활성화 되면서 도서관 역시 책뿐만 아니라 정보를 담는 공간으로 변모하는 중이다.

도서관의 디지털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앞으로는 웹 기반 데이터베이스(DB)가 도서관의 생명이다. 기존 오프라인 도서의 정보를 웹 DB로 변화시켜줘야 한다. 엄청난 노동집약형 사업이다. 국회도서관 올해 예산의 40%도 이 같은 사업을 근간으로 한다. 전임 국회도서관장이 이러한 사업을 추진했는데, 어떻게 보면 나는 행운아다. 방향성 자체를 잘 잡아 놓았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
현진권 국회도서관장

-임기 동안 어떤 부분에 운영 중점을 둘 것인가.

▲국회도서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에 발맞춰 끊임없이 변화의 노력을 하고 있다. 앞에서도 강조했듯 온 국민이 손쉽게 국회도서관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원문 DB 구축 등 소장 자료를 디지털화해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첨단 지식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한 작업이 우선이다. 이것이야 말로 국회도서관의 미래를 짊어질 집약적인 사업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다. 때문에 기존처럼 디지털 도서관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디지털 라이브러리' 사업을 꾸준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AI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 하나는 '정보 찾기' 기능이다. '정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객관적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지식의 창고, 즉 정보 '라이브러리' 기능을 담당한다. 국회도서관은 67년이란 역사가 말해주듯 모든 정보를 집대성한 곳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미래 권력은 결국 '정보'다. 정보의 창구 역할을 확대할 것이다.

국회도서관에는 일반 이용자도 많지만 국회의원의 수요가 적지 않다. 국회의원 문화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책읽는 국회의원(가칭)' 선정을 비롯해 '나를 바꾼 책 속의 한 문장'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는 등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할 방침이다.

-국가중심도서관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철학적인 부분으로 강조한다면, 사람은 정보를 통해 생각한다. 생각이 쌓이면 사상이 되고, 사상이 쌓이면 확신을 갖는다. 그리고 확신은 행동으로 이어진다. 세상은 이렇게 바뀌는 것이다. 세상이 바뀌는 첫 출발은 책, 즉 '정보'에서 나온다. 국회도서관은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 국가적 역할과 사회 변화적인 측면뿐 아니라 한 개인이 문화적으로 성숙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일반적으론 국민에게 지식정보와 문화휴식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다른 도서관과 마찬가지다. 단, 국회도서관은 의원 의정활동에 필요한 의회정보와 법률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의회도서관이다. 이것을 제외한다면 국회도서관 역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국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종 전시 및 강연 등을 개최해 남녀노소 누구나 책과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진권 국회도서관장
현진권 국회도서관장

-추천하고픈 도서가 있다면.

▲가장 좋은 독서습관은 남이 추천하는 책을 읽는 것보단 자신이 궁금해 하는 분야를 선택하고 이에 대한 지식의 갈증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가령 민주주의가 궁금하다면, 민주주의 역사부터 원론, 현대사회에서의 적용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하나하나 읽어가며 궁금했던 지식의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3권이다.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와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 '치명적 자만'이다. 추천 이유는 시장경제가 우리 삶에 어떻게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경제는 가장 큰 화두가 될 것이다.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올 연말에는 책과 함께 문화적 쉼과 여유를 갖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