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중기벤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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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빈부격차가 두드러졌다. 배달과 숙박, 부동산 O2O(Online to Offline)는 연일 성장했다. 모빌리티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투자 환경과 자금 흐름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 500대 대기업이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4580억원으로 2014년 171억원 대비 20배 이상 늘었다. 정부 스타트업 창업지원 규모도 1조1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강도 높은 정부 규제가 신산업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조 단위' 빅딜 나왔다

2019년 O2O 업계는 대형 투자와 빅딜이 많았다. 부동산 O2O 기업 직방은 7월 16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몸값 7000억원을 인정받았다. 숙박 O2O 야놀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2000억원대 시리즈D 투자를 이끌어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지위를 공식화했다.

'여기어때'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은 8월 심명섭 전 대표, JKL파트너스 등이 회사 지분 85%를 영국 투자사 CVC캐피털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외국계 사모펀드로 바뀌었다. 심 전 대표는 보유 중이던 지분 50% 전체를 매각했다. 엑시트에 성공하면서 1500억원 이상 현금을 손에 쥐었다.

가장 충격적인 발표는 배달 O2O 플랫폼에서 나왔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약 4조8000억원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됐다.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1, 2, 3위를 차지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되면서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합병을 허가할 것인지 여부를 두고 수많은 가설과 추측이 오가는 상황이다.

◇韓 유니콘, 6개→11개로 '급증'

올해 국내 유니콘 숫자가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면서 스타트업 업계는 양적 성장을 보여줬다. 야놀자, 무신사, 위메프, 지피클럽에 이어 에이프로젠이 신규 투자를 유치하면서 11번째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CB인사이트 기준 국내에서는 2014년 쿠팡과 옐로모바일을 시작으로 2017년 엘엔피코스메틱, 2018년 크래프톤, GP클럽, 비바리퍼블리카가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국가별 유니콘 순위는 독일과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전체 순위는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 순이다. 만약 우아한형제들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인수합병 절차가 최종 마무리되면 독일은 12개 유니콘, 한국은 10개 유니콘으로 집계돼 순위 변동이 발생한다.

◇죽은 카풀, 죽어가는 타다

모빌리티 업계는 카풀-택시 갈등에 이어 타다-택시 갈등으로 판이 재편됐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사업을 포기하고 사회적대타협기구에 참여, 3월 이른바 '택시-카풀 대타협' 발표를 이끌어냈다. 출퇴근시간인 오전 7시~9시, 오후 6시~8시로 카풀 허용시간을 제한하면서 카풀 업체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카풀 산업 저지 이후 택시 공격 타깃이 '타다'를 비롯한 렌터카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됐다. '타다 반대'를 외치는 택시기사 분신과 집단 시위가 뒤따랐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죽음을 정치적,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택시업계를 비판하면서 갈등이 크게 번졌다. 이윽고 국회가 '타다 금지법'을 발의해 상임위까지 통과시키면서 타다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