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도 신종 코로나 비상…中업체, 춘절 특근자 무교대 투입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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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스타, 엔지니어 투입까지 검토...장기화땐 국내 산업도 타격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산업계에 중국 우한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중국 현지 업체는 물론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제조 거점의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국 내 원자재 공급망 붕괴는 물론 심각한 매출 타격까지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와 업계에 따르면 주요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춘절 연휴 이후 생산라인 가동 방향에 관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비전옥스(Visionox)는 춘절 기간 모듈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쿤산과 구안 팹(fab)은 최소 인력으로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자국 정부의 춘절 연휴 연장 방침에 따라 오는 10일 근로자들을 정식으로 업무에 복귀시킬 예정이다. 9일까지는 필요에 따라 꼭 필요한 인원만 재택근무를 하라는 원칙을 세웠다.

근로자들이 복귀하더라도 연휴 이전 공장 가동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요 도시에서 신종 코로나 교차 감염을 막기 위한 이동통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모든 인력이 정상 복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데다 원자재 확보도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진원지로 알려진 우한에 LCD 생산라인을 둔 차이나스타(CSOT)는 초비상 상태다. 우한은 물론 우한시가 소재한 후베이성 밖 인력이 생산라인에 복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CSOT는 설 연휴 우한 팹에서 근무했던 인력을 당분간 교대 없이 투입할 예정이다. 생산 인력 부족 시 설비 엔지니어를 라인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관광객 출입이 통제된 국내 한 대학교 모습. [자료: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로 관광객 출입이 통제된 국내 한 대학교 모습. [자료:연합뉴스]

중국 각 지역에 디스플레이 생산거점을 구축한 우리 기업도 신종 코로나 여파에 휘청인다. 바이러스 확산 상황과 중국 정부 지침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장쑤성 난징에 위치한 후공정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지방 정부 권고에 따라 춘절 연휴 기간 멈춰선 옌타이 공장에 이어 두 번째다. 중국 최대 생산거점인 광저우 공장도 가동 중단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 중이다. 난징공장은 오는 10일 재가동 예정이지만,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휴업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팹이 위치한 각 지방정부의 연휴연장 지침에 따라 가동률을 조정 중이다. 이 회사는 중국 쑤저우, 톈진, 동관에 총 4개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종 코로나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근로자들의 생산라인 복귀 시점이 불투명한 가운데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돼 중국 공급망관리(SCM) 시스템이 무너지면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