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위, “러시아 등 북방국가와 ICT, 바이오·헬스 협력 강화”...한·러 투자펀드 공식 출범

문재인 대통령과 권구훈 신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권구훈 신임 북방경제협력위원장.<사진:청와대>

권구훈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12일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업의 북방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올해 하반기 한·러 투자펀드를 공식 출범시키는 등 금융플랫폼도 확충한다고 덧붙였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20년 신북방협력의 해를 맞아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권 위원장은 “ICT 강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벨라루스와 협력할 경우 우리 기술 역량을 높이고 이들 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한·러 혁신센터, 신기술교류회 등을 통해 기술협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분야에서 K-브랜드를 내보내고 한류 문화 홍보 행사도 병행하겠다”고 했다.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 현대화사업과 스마트팜, 농산물 보관 및 가공시설 건설 협력, 폐기물 재활용과 매립지 건설 및 대기 질 개선과 관련된 기술 전수, 연해주 산업협력 단지 착공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한·러 투자펀드를 공식 출범시키는 등 우리 기업의 북방시장 진출과 주요 프로젝트 수주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도 확충한다.

권 위원장은 “한국이 북방국가와 함께 금융 플랫폼을 만든다면 소재·부품·장비 협력만이 아니라 경협에 투자하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은행 간 협력과 함께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금융협력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한국과 러시아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구축하기 위해 10억달러 규모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기초원천기술에 투자하고 국내 산업에 접목해 제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권 위원장은 “러시아와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교역액) 500억달러,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 시 1000억달러라는 중장기 목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러 정상회담은 확정된 것은 아니나 양국 정상이 올해 중으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러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 한·러 투자펀드와 '나인브릿지(9개 분야 협력체계)' 등을 주요 의제로 올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권 위원장은 “북방경제 활성화는 한반도와 이웃 국가들이 모두 수혜자가 될 것이지만, 그러한 비전의 실현에는 한국인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7년 8월 출범한 북방위는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지역과의 교통·물류·에너지 분야의 연계성 강화를 목표로 한 대통령 소속 기구다. 북방위는 그간 세운 계획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