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19 분쟁, 가이드라인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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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19 분쟁, 가이드라인 시급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모임과 예약이 취소되면서 이를 둘러싼 분쟁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상담 건수는 총 4729건이었다. 이 가운데 해외여행이 2069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예식서비스(649건), 항공여객 운송서비스(632건), 외식(584건), 호텔(229건) 순이었다. 해외여행과 예식서비스 분야 소비자 상담 건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예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과 사전 계약금 분쟁이 대부분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잇따른 행사 취소로 주최 측이나 대관업체와의 크고 작은 분쟁이 불가피하다.

입장은 팽팽하게 갈린다. 먼저 소비자는 여행·행사 취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선납금이나 위약금까지 손해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천재지변과 같은 상황이어서 본인 의지로 취소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체도 목소리를 높인다. 계약을 체결할 때 대개 환불 시기와 방법에 대한 설명을 고지하고 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서대로라면 명백히 취소한 소비자 측 잘못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 가뜩이나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는데 환불 규정 외 다른 사안까지 손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분쟁의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 물론 명쾌한 해결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 권익을 따지는 소비자원이 나서야 하지만 권한에 한계가 있다. 강제조정 권한이 없어 적극 개입이나 중재가 불가능하다.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은 사업자와 소비자 합의·권고 기준으로 법적 강제성이 없다. 그래도 마냥 소비자와 기업에 넘기기에는 무책임하다. 과거 사례를 참고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이 기회에 약관 등을 통해 책임과 시비를 명확하게 정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민심도 뒤숭숭하고 국민감정도 격해져 있다. 불필요한 분쟁이 경제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