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국회 문턱…보험社, '해외투자 30%룰' 완화 좌초위기

높은 국회 문턱…보험社, '해외투자 30%룰' 완화 좌초위기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30%룰'을 완화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결국 본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대 국회 임기가 5월까지로 예정돼 추가 불씨는 남았지만, 총선 이후 법안 처리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위한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해당 법안을 심의하는 법제사법위원회가 열리지 못하면서 본회 문턱도 밟지 못했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해외투자 한도를 총자산의 50%까지 늘리는 것이 골자다. 현행 보험업법은 외국통화, 외화증권, 외화파생상품 등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 한도를 일반계정의 경우 총자산 30%, 특별계정은 총자산 20%로 각각 규제하고 있다.

이 법안은 당초 지난달 27일에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4일 법사위, 5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국회가 임시폐쇄되면서 정무위 전체회의가 일주일 연기돼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보험업계는 해당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정무위 본회의를 거친 만큼 20대 국회 임기 만료인 5월 전에 처리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국회 내에 법안 통과가 불발될 경우 다음 국회에 올리기 전까지 적어도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재 보험회사들은 자산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적용할 때 금리변동에 따른 자산과 부채 변동 폭을 줄이기 위해 초장기채권 투자가 필수다. 하지만 국내는 초장기채가 턱없이 부족하고 해외는 해외투자 규제로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대부분 생명보험사가 해외투자 비율이 20%에 육박하거나 상회하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총자산 대비 외화유가증권 비율이 23.2%, NH농협생명은 20.7%로 각각 20%를 넘는다. 동양생명 19.4%, KDB생명 18.4%, 교보생명 18.0%, 처브라이프생명 17.7%, AIA생명 17.3%로 20%대에 근접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임시국회 일정 내에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를 바랐지만, 무산돼 실망스럽다”면서 “다만 20대 국회 임기가 남아 총선이 끝나는 5월 해당 법안이 통과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