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온라인강의 확대에 클라우드 사용 폭발 ..국산 클라우드업계, 새 수요처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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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가 온라인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사진:이동근 기자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전면 시행하면서 새로운 클라우드 시장으로 떠올랐다. 자체 서버를 주로 이용해 오던 대학이 늘어난 동영상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확대했다. 그동안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에 밀리던 국내 기업이 대학 시장에서 반격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각 대학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규 도입하거나 클라우드 용량을 늘린 대학이 급증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당 많게는 수천개의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면서 기존 인프라로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단국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은 이달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면서 트래픽 안정화를 위해 KT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규 도입했다. 한양대는 온라인 강의 스트리밍이 불안정하자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KT 클라우드 서비스의 용랑을 늘렸다. KT는 온라인 강의가 시행된 3월 들어서만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신규 가입 대학이 50개교에 이른다고 밝혔다.

네이버 클라우드 서비스도 대학 측 문의가 늘고 있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사용 대학은 현재 30여개교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3월 들어 대학의 클라우드 문의가 평소보다 2배 늘었다”고 전했다.

고려대와 숙명여대는 이달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 서비스 용량을 확대했다. 국민대, 동아대, 동서대, 연세대 등도 AWS를 사용하고 있다.

NHN 클라우드는 대학 4개교가 사용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3월 이후 문의가 급증해서 서비스를 제공했거나 협의하고 있는 대학이 다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는 온라인 강의, 수강 신청 등 대학에서 트래픽이 일시 폭증할 때 대처하기에 용이하다. 구축 시간과 초기 비용, 오토스케일링을 통한 서버 증설 측면에서 온프레미스(직접 설치) 방식 대비 효율 사용이 가능하다.

대학 관계자는 “기존의 학교 서버는 주기적으로 인프라를 교체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용량도 제한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았다”면서 “클라우드는 사용이 자유롭고 용량이 거의 무제한이어서 안정적으로 온라인 강의를 전달할 수 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 <전자신문DB>
온라인 강의를 듣는 학생들 <전자신문DB>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강의가 보편화하면 대학이라는 새로운 클라우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당 적게는 한 달 1000만원 안팎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클라우드 비용으로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대학은 2개월 동안 50테라바이트(TB)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2300만원에 계약했다. 온라인 강의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장점을 경험한 대학이 정보화사업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하면 시장은 더욱 커진다. 국내 대학이 330여개교에 이르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새로운 클라우드 수요처가 생긴 셈이다.

대학 클라우드 확대로 교육 시장에서 KT, NBP, NHN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 외국계 기업 간 정면대결이 펼쳐진다. AWS, 오라클 등 외국계 클라우드 기업은 이미 국내 대학 인프라·코딩교육 등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국산 클라우드는 대체로 저렴한 가격과 24시간 대응·지원 등 국내 대학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로 외산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기업이 전체 클라우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WS,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클라우드 비중이 80%를 훌쩍 넘는 등 외산 의존도가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이 대학 시장 진입으로 국립대 등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하면 향후 다른 사업 수주에도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동취재 박종진기자


[표]주요 대학 온라인 강의 서버·클라우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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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