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엄상호 시스기어 대표 “체온체크, AI에 맡기세요”

엄상호 시스기어 대표는 모바일 임베디드 1세대 엔지니어다. 2017년 하이퍼PC 업체 시스기어를 창업하고 2년 만에 이 분야 국내 최고 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인텔과 에이수스의 협력사다.

엄상호 시스기어 대표
엄상호 시스기어 대표

하이퍼PC는 가격대가 최소 500만원에서 1억원 전후를 오가는 컴퓨터다. 하드웨어 아키텍처 디자인과 데이터 로드밸런싱 기술을 집약해야 한다. 이름을 알만한 아티스트, 국내 유수 인공지능(AI) 기업이 작업용, 연구개발(R&D)용으로 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눈길을 끈 드론 군무도 시스기어 컴퓨팅 기술이 기반이 됐다.

시스기어는 최근 자체 개발한 '나노프로'라는 AI 열화상 촬영 시스템과 솔루션을 무상 배포하기 시작했다.

엄 대표는 “시스기어가 가진 컴퓨팅파워 기술을 어떻게 응용프로그램에 쓸 것인가를 고민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됐다”면서 “공익적 차원에서 나노프로 시스템을 비용 없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노프로를 활용하면 열화상 카메라 시스템을 무인으로 운영할 수 있다. AI 연산으로 2도를 넘나들던 열화상 카메라 체온 측정 오차 범위도 0.8도 정도로 좁혔다.

나노프로는 시스기어가 강점을 가진 영상판독, 데이터마이닝, 연산 등 AI 기술을 적용했다. 성별, 표면온도와 체온온도 간 차이, 촬영공간 온·습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해당 인물의 실제 체온을 추론한다.

무엇보다 노트북, 열화상 카메라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시스템 범용성을 높여 다양한 컴퓨터 환경에 무리 없이 적용이 가능하다. 시스기어가 공급하는 USB 타임 온습도 센서를 연결하면 정확도는 더욱 높아진다.

모든 시스템은 무인관제로 운영이 가능해 관측요원 감염 위험을 원천차단 할 수 있다.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등 대학과 에버랜드, 남이섬, 아산병원 등이 나노프로를 도입했거나 설치를 준비 중이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나노프로 가능성을 본 시장에서 B2B 개발 요청이 쇄도했다. 엄 대표는 “현재 상장기업 몇 곳과 나노프로 B2B 개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 등 여러 산업군에 쓸모가 있다는 판단이다.

범용성 확보를 위해 무상 버전 연산 능력을 일부러 초등학생 수준으로 낮췄지만 이를 대학생 수준을 높이면 여러 산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열화상 카메라 관련 솔루션을 플랫폼 형태로 공급해 서드파티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게 계획 중이다.

엄 대표는 인프라 중요성을 역설했다. 세상의 모든 응용서비스나 프로그램이 적합한 컴퓨팅 기술을 필수로 요구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AI, 빅데이터 등은 기업 서비스 발전뿐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여러 분야가 좀더 손쉽게 데이터 산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검증된 컴퓨팅 인프라를 보급하겠다”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