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폭증해도 못 웃는 증권사...1분기 수익 '빨간불'

고객 예탁금 47조원 돌파하며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예상에도
파생상품·트레이딩 손실 폭 커
1분기 순영업수익 최대 -40%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20년 1분기 주요 증권사 순영업수익 컨센서스 추정

주식 거래대금이 폭증하면서 지난 1분기 국내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에 증시 급락으로 파생상품 부문 손실이 불가피해 증권사 1분기 실적이 불투명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투자은행(IB)과 파생상품 부문 손실이 증가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이를 얼마나 만회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분기 실적 손실폭이 상당할 전망이다. 주식 고객 예탁금이 47조원까지 돌파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가 예상되지만 파생상품과 트레이딩 손실폭이 커져 전반적으로 증권사 1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사들은 4월 초부터 신규 계좌 유입이 폭증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8조원, 회전율은 350%까지 상승했다.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최고 일별 거래대금 27조원, 회전율은 500%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브로커리지를 포함한 리테일 부문이 증권사 수익 성장을 이끄는 한 축으로 다시 입지를 다질 전망이다.

반면에 코로나19로 3월 한달간 증시가 폭락하면서 파생결합증권(ELS)에서 손실이 상당폭 발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리테일부문에서 어느 정도 손실을 메워줄 수 있지만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손실과 트레이딩 손실까지 더해지면 1분기 손실폭이 상당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회사별로 자체 헤지 전략과 헤지 비중이 다르므로 실제 회사별 손익은 달라지지만 전반적으로 증시 급락 영향을 완전히 피해가지는 못한 분위기다.

기업금융(IB) 부문도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업공개(IPO) 일정을 변경한 기업이 생겼고 부동산 등 투자자산 가치가 하락했다.

에프앤가이드의 주요 증권사 1분기 순영업수익 컨센서스는 -14%에서 최대 -40%로 나타났다. 그러나 각 증권사별 실적 추정치를 보면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경우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순영업수익 컨센서스가 전년 동기대비 -14.2%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28.2%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16%, 키움증권은 -40%로 나타났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대폭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트레이딩과 상품손익 훼손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주요 5개사에 한국금융지주를 포함한 6개사 합산 이익을 전년 동기대비 -82.4%, 전분기 대비 -76.4%로 전망했다.

표. 2020년 1분기 주요 증권사 순영업수익 컨센서스 (자료=에프앤가이드)

가입자 폭증해도 못 웃는 증권사...1분기 수익 '빨간불'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