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L자형 경제 침체의 늪 진입은 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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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우리나라 경제 성장도 삼켰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1.4%로 집계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11년 3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이 나왔다. 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한 결과다. 실제 민간소비는 1분기에 6.4% 감소했다.

분야별로는 서비스업 충격이 컸다. 서비스업은 1998년 1분기 마이너스 6.2%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운수(-12.6%),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의 타격도 컸다. 그나마 반도체가 버팀목 역할을 했다. 제조와 수출 모두 선방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2분기부터는 실물 고용 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는 2분기부터 수출 전선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중국 상황이 좋지 않다. 중국을 제외하면 주요 수출 상대국인 미국, EU 등은 감염병 확산세가 늦게 시작돼 거센 속도로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 수출 판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공장 '셧다운', 이동 통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수출 제조업 전반에 걸친 타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해 플러스 성장은 요원해진 상황이다. 'V자' 반등 역시 가물가물해졌다. 4월 이후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U자' 반등은 조심스럽게 기대해 볼 수 있다.

올해 우리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하려면 2분기 성장률이 중요하다. 처방전은 정부의 통화·재정정책만 있는 게 아니다. 코로나19가 가져다 준 대내외 환경 변화 및 산업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언택트 사회를 위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야 한다. 혁신 산업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R&D) 서비스 지원도 필요하다. 원격의료 등 소비자와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 역시 요구된다. 이를 통해 적어도 우리나라가 L자형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