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LG 벨벳과 아이폰SE, 온도차의 이유

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LG 벨벳 출시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LG전자 모바일 사업 반등을 이끌 기대주다.

그러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당장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애플 2세대 아이폰SE가 LG벨벳 출시 즈음 국내에 상륙한다.

LG전자가 '매스 프리미엄' 출시 계획을 처음 밝혔을 때 소비자는 어떤 제품을 기대했을까. 아마도 애플 2세대 아이폰SE와 같은 제품을 기대했을 것이다. 50만원대 가격에 플래그십을 능가하는 강력한 성능의 보급형 스마트폰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롱텀에벌루션(LTE) 모델인 2세대 아이폰SE와 5세대(5G) 이동통신 모델인 LG 벨벳을 단순 비교하는 건 온당치 못하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가 가성비를 따지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LG전자는 LG 벨벳을 선보이며 소비자가 원하는 차별화 가치로 '디자인'을 지목했다. 과거 LG 휴대폰이 영광을 누린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 피처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전략이다. 기존의 G·V를 폐기하고 '벨벳'이라는 고전적 펫네임(별칭) 방식도 적용했다.

LG 벨벳 디자인 렌더링이 처음 공개됐을 때 여타 스마트폰과는 다른 디자인 철학에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보급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80만원대 예상 출고가 소식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LG벨벳과 2세대 아이폰SE 모두 출시돼야 결과를 알 수 있다. 현시점에서 어느 제품이 많이 팔릴지 예측불허다.

LG 벨벳의 출고가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낮고 실물 디자인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전달되는 것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여 준다면 호실적을 기대할 만하다. 듀얼스크린에 스타일러스 펜처럼 아직 제대로 보여 주지 않은 매력도 많을 터다.

출시 이전 시장에 드리워진 온도차가 단지 기우로 끝나길 바란다. 누구보다 LG 벨벳의 선전을 기대한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