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품업계 코로나19 '후폭풍'…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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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마트폰 부품업계에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여파로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자 업계에 사업 철수 등 구조조정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업체 A사는 카메라 모듈 사업을 중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자동초점(AF)과 손떨림방지(OIS) 부품이 주력이던 이 회사는 새롭게 카메라 모듈 사업에 진출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코로나19 여파로 경영 부담이 커져 사업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수요 감소, 수익성 악화가 이어져 (카메라 모듈에서) 철수하는 쪽으로 최종 결정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카메라 부품업체 B사도 카메라 모듈 제조에서 손을 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고객사에도 이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수익성 악화, 스마트폰 업체 주문 감소로 사업 여력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부품업계는 올 1분기에 다소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가 전략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와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을 출시한 효과가 반영됐다. 또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기 전이어서 당초 계획대로 생산과 출하가 이뤄졌다.

그러나 4월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통망이 붕괴되고 수요 감소가 현실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가 줄었다. 이는 곧바로 부품 주문 감소로 이어져 중소 부품업체 실적 악화 및 구조조정 현상으로 이어졌다.

2020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현황. 전체 시장 규모가 작년 1분기보다 4600만대 축소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20년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현황. 전체 시장 규모가 작년 1분기보다 4600만대 축소된 가운데 삼성전자의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제조사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기판(PCB) 등 다양한 부품을 대량 구매한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면 후방 생태계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보다 다소 사정이 나은 중견 스마트폰 부품사들도 경영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긴 엠씨넥스는 지난달 250억원을 차입했다. 회사는 자금 안정 운영을 위한 운영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PCB 업체 코리아써키트도 지난달 시장 경기 악화를 대비한 여유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원을 차입했다고 공시했다.

스마트폰 부품업계 관계자는 “어렵지 않은 회사가 없겠지만 2차, 3차 협력사로 갈수록 충격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체력이 약한 기업은 위기를 맞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 C사는 유상증자 및 인력 조정에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자 결국 사옥 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S20에 탑재된 각종 부품들(자료: IFIXIT)
<삼성 갤럭시S20에 탑재된 각종 부품들(자료: IFIXIT)>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