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선 필요한 국민청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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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선 필요한 국민청원제도

청와대가 운영하는 '국민청원 게시판'이 15일로 1000일을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2017년 8월에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에 “어떤 의견이든 국민이 의견을 표출할 곳이 필요하다”면서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청원이라 해도 법과 제도를 개선할 때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자유게시판이 일방향인 데 반해 국민청원은 정책 결정자가 직접 답하는 양방향 소통 창구를 표방했다. 20만명 이상이 추천하면 정부가 직접 답해 주는 식이다. 지난해 말 공개한 '데이터로 보는 국민청원' 책자를 보면 운영 2년2개월 동안 올라온 국민청원 수는 68만9273건으로, 하루 평균 851건이 접수됐다.

국민청원 게시판은 순기능을 무시하지 못한다. 하루 평균 24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사회 이슈에 대해 직접 의견을 개진하고 여론을 형성하면서 기존 미디어로 만족하지 못한 소통 욕구를 해결했다. 만나기 어려운 정책결정자가 직접 답변해 주면서 국민과 정부 간 거리도 좁혔다. 현장의 애환과 어려움을 가감 없이 들려주면서 경각심은 물론 자정 역할까지 해냈다. 외국에도 비슷한 사이트가 많지만 문턱을 크게 낮춰 직접 민주주의를 한 단계 올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역기능도 적지 않았다.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민원 수준의 개인 글이 수시로 올라왔다. 특정 정당이나 집단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등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청원 내용보다는 추천 숫자에 관심이 쏠리면서 왜곡된 여론을 조장할 가능성도 있었다. 무엇보다 실효성에서 의구심이 컸다. 청원 답변이 시원찮은 경우가 많았으며, 실제 해결된 청원도 많지 않았다. 입법부, 사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가 필요한 청원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역기능에도 귀를 열어야 한다. 청원 건수에 만족하지 말고 얼마나 충실하게 답변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정말 청원 대표 슬로건처럼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했는지' 냉정히 따져보고 보완책을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