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온라인 강의 내러티브

김정권 교수
김정권 교수

#대세와 대국

2020년 초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가 발생했다. 대학에서는 당장 개학을 할 수 없었다. 이른바 비대면 강의라고 일컬어지는 온라인 강의는 오로지 대학의 살길이었고, 새로운 지향점이 됐다.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온라인 강의를 해야 한다고 했지만 모든 일이 일사분란하게 한 번에 이뤄졌다.

우리 대학만 하더라도 모든 교수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온라인 강의를 업로드했다고 하니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의 수월성을 논하기 전에 그 실천 의지가 놀라울 뿐이다. 하여튼 현재로서는 온라인 강의가 대학교육의 대세이고 대국이 된 것이다.

#약점과 단점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실시 초반에는 불만이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대학마다 준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서버 환경도 그렇지만 온라인을 경험하지 못한 교수 요원들은 약점과 단점을 불만처럼 공유했다. 게다가 학생들은 갑갑한 격리 생활 속에 모든 문제를 온라인 탓으로 돌리고, 갑자기 부여된 엄청난 과제에 애꿎은 푸념을 연발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이곳저곳에서 피로도가 과중해졌다. 중간고사가 다가오면서 영리한 학생들은 편법과 부정을 세밀하게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시간의 힘은 무서웠다.

#강점과 장점

온라인 교육의 효용성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점당 25분으로 시간을 부여했지만 강의 콘텐츠 양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게다가 개방형이라는 온라인 교육 특성상 교수들은 강의 준비에 심혈을 더 기울이게 됐다. 이와 함께 학생들도 코로나19의 일상생활에 적응하면서 균형 있는 학습을 점점 실천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플립러닝'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온라인 교육의 강점(상시 예습)과 장점(상시 복습)은 우리 같은 ICT 선진국의 조건에서는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일방형과 양방형

온라인 교육을 얘기하면서 '무크' 같이 인터넷을 활용한 대규모 공개 강좌에 관심이 더욱 많아지고, 미네르바대학처럼 온라인형 미래 대학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라고 자주 말해 왔다. 그러면서 나온 문제가 우리 온라인 교육이 너무 일방형이라는 점이다. 이와 함께 양방형 온라인 교육은 모든 해결의 실마리가 된 듯 말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양방형 온라인을 해 온 외국의 교육기업은 그지없이 주가가 치솟았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은 일방형과 양방형, 아니 혼합형이라 하더라도 상황이나 맥락을 잘 검토해서 적용한다면 모두 효율이 있다는 것이 학계의 의견이다. 이와 함께 이것은 교육에 대한 동서양의 문화 및 철학 차이 문제이기도 하다.

#가로지르기

여하튼 이제 우리나라 온라인 교육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그리고 전 세계 현황을 봐도 고등교육에서 대국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마치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난쟁이처럼 우리나라는 온라인 교육을 가로질러 미래 교육에 적극 임해야 한다. 어찌 보면 최고의 ICT 기반 국가인 우리나라가 초연결·초지능 4차 산업혁명의 교육 이상을 달성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온라인 교육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혁명처럼 시간과의 경쟁을 도모한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의 온라인 교육은 누가 봐도 긍정 요인이 많았다고 할 수 있다.

김정권 광운대 인제니움학부대학 교수 kjg505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