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21대 국회를 앞둔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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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우 국회입법조사관.
<신용우 국회입법조사관.>

코로나19로 자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년간 가상자산을 향해 '블록체인 기반의 경제 패러다임'이라는 기대와 투기 열풍 등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해 왔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제도화도 결론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과 관련해 20대 국회에서 여러 세미나와 토론이 있었고, 다수 법안이 발의됐다. 다만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정금융정보법)이 유일하다.

이 외에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관한 법안, 블록체인 기술 및 산업 활성화 법안, 가상자산 거래 제도화에 관한 법안이 현재 묶여 있는 가운데 임기 내 처리가 어려워 보인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가상자산 거래 등을 양성화하고 정보보호 강화로 이용자를 보호하는 측면이 있다. 반면에 자금세탁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가상자산 거래의 제도화나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가상자산 제도화의 추진이 미진하지만 해외에선 가상자산 잠재력과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주요 글로벌 기업이 가상자산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CBDC) 연구를 추진하는 등 기술과 금융 결합에 대해 관심 및 기대가 높은 상황이다.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기술 대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로 볼 때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가치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가상자산 이용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 보호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가상자산 제도화 논의를 심화할 필요가 있다.

우선 가상자산과 관련한 입법 공백을 발굴하고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현재 가상자산 이용 및 거래를 규율하는 법률은 없고 당국의 행정지도만 있어 관련 가상자산 거래나 사업에 불확실성이 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시세 조종, 시장 질서 교란 행위 등은 기존 법령으로 포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형사 절차 상 가상자산의 몰수 및 추징, 압수, 공매 등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가상자산 과세에서도 명확한 유권해석과 입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도화 논의에서 균형 잡힌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 즉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이라는 신기술의 이점은 살리되 기존 법령이 담고 있는 법익 또한 지킬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가상자산을 사용하는 게임의 경우 위·변조가 불가능해 이용자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는 측면과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논란이 상존한다. 가상자산을 사용한다 해서 사행성 게임으로 치부해서는 안 되겠지만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활용한다는 이유로 사행성 방지 측면을 버려서도 안 된다.

이처럼 가상자산을 제도화·사회화할 때 기존의 가치관 또는 이해관계와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 활성화 및 가상화폐 제도화'를 주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논의와 의견 수렴을 정책에 반영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일본과 프랑스가 범국가 차원의 논의를 거쳐 가상화폐공개(ICO) 등을 법제화하고 개선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사회〃경제 활동이 비대면 또는 디지털 대면화로 가치의 저장과 교환 역시 상당 부분 디지털화〃자동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역할 및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부터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다. 이용자 보호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 발굴 관점에서 블록체인 활성화 및 가상자산 제도화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신용우 국회입법조사관 yongwoos@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