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요소 덜어내니 매출이 오르네? 국내 게임 매출모델 구성 변화 움직임

과금 요소 덜어내니 매출이 오르네? 국내 게임 매출모델 구성 변화 움직임

국내 게임사 부분유료화 매출 모델이 변곡점을 맞이했다. 게임에 영향을 주는 매출 모델 구성 비율을 줄이고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사행성 논란을 피해 가는 한편 넓어진 이용자층으로 매출까지 잡아낸다.

부분유료화 매출 모델 구성변화는 '확산성밀리언아서'를 필두로 시작된 '뽑기·강화·합성' 등 무한 반복(그라인딩)과 동기 및 비동기 랭킹 경쟁 콘텐츠에 불거진 과도한 페이 투 윈에 반발한 움직임이다.

그간 게임이용자들은 그라인딩에 피곤함을 호소했다. '운발망겜'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였다. 이에 국내 게임사는 게임에 영향을 주는 비즈니스 모델 강도를 낮추는 대신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매출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선회했다. 스킨 같은 치장형 아이템과 배틀패스와 같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대 매출이 낮다고 판단해 지금까지는 캐주얼 게임이나 해외 실시간 대전류 게임에서만 적용해온 모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변을 늘려 매출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넥슨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애플 매출 1위에 올랐다. RPG 장르가 아닌 캐주얼 레이싱게임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일변도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과금요소가 적은데 매출이 높다. 승패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도 없다. 대중적인 원작게임을 누구나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그러면서도 파고들기 요소를 담았다. 입문은 쉽지만 숙달은 어려운 러닝 커브를 갖췄다.

글로벌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바라보고 있다. 넥슨은 이달 31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슈퍼 매치' 통해 e스포츠에도 도전한다.

펄어비스 '섀도우 아레나'는 손을 타는 게임을 표방했다. 첨예한 수 싸움이 오간다. 대전 게임 특성상 공정성을 건드리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했다. 과금이 게임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페이 투 윈 요소는 전혀 없다. 개발팀은 앞으로 그런 요소를 넣을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난 21일 스팀 얼리 억세스로 글로벌 동시 출시했다. 펄어비스는 권역별로 이용자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비공개 테스트 기준 트위치 방송 채널은 1500개에 달했다.

업계는 섀도우 아레나를 배틀그라운드를 떠올리며 흥행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펍지 배틀그라운드 역시 2017년 스팀 얼리 억세스로 시작해 글로벌 히트작이 된 만큼 섀도우 아레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김강욱 게임평론가는 “결제액이 게임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조작으로 이를 깨부수는 데 매력을 느낀 것”이라며 “게임 속 실력이 돈으로 결정되는 추세에 대한 억울함이 손가락으로 혁명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