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하늘을 품은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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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다양화...안전·편의 보강
사륜구동에 확트인 개방감 더해
버튼 한번에 지붕 뒤쪽까지 열려
가솔린 모델 기존보다 정숙성 높여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사륜구동 자동차의 대명사.

많은 이들이 꼽는 지프의 매력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홍수 속에 79년 역사를 바탕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한 지프는 사륜구동차를 찾는 마니아층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랭글러는 지프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핵심 모델이다. 차량 크기로 분류되는 일반 SUV와 달리 오프로더라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현행 6세대 랭글러 역시 국내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인기가 꾸준하다. 지난해 랭글러는 2186대를 판매하며 한국 진출 이후 처음 지프가 연간 1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올해도 전체 라인업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으로 지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폭 넓은 라인업은 랭글러 인기 비결 중 하나다.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안전·편의 장비를 보강하면서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던 차량에서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차량으로 거듭났다. 2018년 8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랭글러는 지난해 4월 2도어에 이어 도심형 오버랜드, 파워탑 모델을 추가하며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버튼 하나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 기능을 갖췄다.
<버튼 하나로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 기능을 갖췄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랭글러 최상위 모델인 오버랜드 파워탑이다. 랭글러 도심형 모델 오버랜드 4도어에 버튼 하나로 편리하게 오픈 에어링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 기능을 추가했다. 사륜구동차에 컨버터블처럼 확 트인 개방감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지프 오너끼리 손 인사를 건네는 모습.
<지프 오너끼리 손 인사를 건네는 모습.>

시승 중 반대 차선을 지나는 구형 랭글러 운전자가 상향등을 키며 인사를 건넸다. 바로 화답하진 못했지만 반가웠다. 이후 지나치는 랭글러를 마주칠 때마다 묘한 동질감이 들었다. 지프는 오너끼리 손 인사를 건네는 지프 웨이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랭글러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오버랜드 파워탑은 브라이트 실버로 포인트를 줬다.
<랭글러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오버랜드 파워탑은 브라이트 실버로 포인트를 줬다.>

이처럼 외관은 멀리서도 한눈에 랭글러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개성 넘친다. 곳곳을 현대적으로 다듬었지만 세븐-슬롯 그릴과 둥근 헤드램프, 바퀴를 감싸는 커다란 휀더 디자인 등 랭글러만의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헤리티지는 그대로다. 오랜 기간 쌓아온 랭글러 디자인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측면에 부착한 오버랜드 배지.
<측면에 부착한 오버랜드 배지.>

오버랜드 파워탑 모델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특징도 있다. 브라이트 실버 컬러를 전면 그릴과 사이드미러에 적용했고, 측면에 오버랜드 배지를 부착했다. 도어 사이드 스텝과 스페어타이어 하드 커버, 18인치 알루미늄 휠 등도 오버랜드 전용으로 꾸몄다. 실내는 오버랜드 로고가 새겨진 프리미엄 맥킨리 가죽 시트, 열선 시트와 스티어링 휠 등을 추가했다.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왼쪽)은 우측 쏘렌토보다 전고가 월등히 높다.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왼쪽)은 우측 쏘렌토보다 전고가 월등히 높다.>

차체는 테일게이트에 달린 스페어타이어까지 포함하면 전장이 5m에 달한 만큼 길다. 여기에 축간거리가 3m에 달해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전고가 1.8m 이상으로 일반 SUV보다 높아 시원스러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차체가 길어 주차 시 다른 차량보다 주의가 필요했다.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을 개방한 모습.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을 개방한 모습.>

이 차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이다. 버튼을 누르면 지붕이 뒤쪽까지 한 번에 열린다. 20초면 지붕을 완전히 열 수 있다. 더 큰 개방감을 위해 후방 쿼터 윈도우도 탈착할 수 있다. 시트 포지션이 높기 때문에 지붕을 열면 머리가 A필러 높이에 맞닿는다. 지붕을 여는 것만으로 컨버터블을 탄 듯한 느낌이 든다.

시동을 걸면 묵직한 엔진음이 운전자를 반긴다.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냉간 시 엔진음이 큰 편이었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곧 조용해진다. 가솔린 모델답게 진동도 잘 억제했다. 기존 디젤 랭글러와 비교하면 정숙성이 돋보인다.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 버튼을 누르면 20초 만에 지붕을 완전히 열 수 있다.
<스카이 원터치 파워탑 버튼을 누르면 20초 만에 지붕을 완전히 열 수 있다.>

최고출력은 272마력, 최대토크는 40.8㎏·m에 이른다. 다운사이징 기술을 적용한 터보차저를 활용해 낮은 엔진 배기량에도 2톤에 달하는 거구를 가볍게 이끌 만큼 넉넉한 힘을 보여준다.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튀어나가 추월도 쉽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5-링크 방식으로 요철을 잘 걸러줘 편안한 승차감을 즐길 수 있다.

오버랜드를 각인한 시트.
<오버랜드를 각인한 시트.>

구동 방식은 상시 사륜구동이다. 셀렉-트랙 풀타임 4x4 시스템은 평소 두 바퀴로만 구동하다 필요 시 네 바퀴로 동력을 나눈다. 아울러 락-트랙 4x4 시스템을 적용해 4:1의 저속 기어비와 잠금 기능을 갖춘 트루-락 디퍼런셜로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까지 보유했다.

운전대 우측에 자리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ACC) 버튼.
<운전대 우측에 자리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ACC) 버튼.>

다양한 안전 편의 장비도 만족스럽다. LED 리플렉터 헤드램프와 LED 안개등, 시선을 사로잡는 LED 테일램프가 야간에 선명한 시야를 확보해준다. 전자식 주행 안정 시스템(ESC)과 내리막 주행 제어 장치(HDC)를 비롯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ACC), 풀-스피드 전방 충돌 경고 플러스 시스템 등도 갖췄다. ACC를 활성화하면 주행 속도는 물론 앞차와의 주행 간격까지 조절해준다. 장거리 주행에 피로감을 줄이는 유용한 장비다.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실내.
<지프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실내.>

알파인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깨끗한 음질을 들려준다. 선호하는 기능을 모아서 볼 수 있는 8.4인치 터치 스크린,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동하는 유커넥트 시스템도 제공한다. 평소 즐겨 쓰는 카카오내비를 쉽게 연결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시승 후 측정한 연비는 ℓ당 9.0㎞ 수준으로 공인 복합 연비와 비슷했다. 도심에서 8㎞/ℓ, 고속도로에서 10.0㎞/ℓ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차량 특성을 고려하면 괜찮은 수치다. 랭글러 오버랜드 파워탑 가격은 6340만원으로 기존 랭글러 오버랜드 4도어보다 350만원 높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