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이끌 DGIST 연구성과]<1>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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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 SGK3 억제 약물 효과 입증
동물실험서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 사멸 막아 기억력 유지
"치매 연관성 주목…치매 치료제 개발 위한 기초연구 집중"

연구개발(R&D)과 교육이 공존하는 국내 유일 융·복합대학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 끊임없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 융·복합, 리더십, 기업가정신 등 3대 교육철학 아래 창의와 도전, 협력, 배려를 겸비한 전인적 리더 양성에 나서고 있는 대학이다.

DGIST는 최근 뇌질환치료, 항암치료로봇, 신체모니터링센서, 식물기공발달 조절원리, 고효율 빛 변환 메커니즘, 전극촉매 대량합성법 등 창의적 연구성과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인류가 처음 맞닥뜨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DGIST 핵심 연구성과 6선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포스트코로나 이끌 DGIST 연구성과]<1>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

불안증과 우울증 같은 정서장애 및 기억능력감퇴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스트레스에 의한 뇌신경 저하 기전을 밝힌다면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뇌신경질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유성운 DGIST 뇌·인지과학전공 교수팀의 연구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다. 교수팀은 지난해 동물모델을 이용해 만성 스트레스와 뇌질환 원인인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유전자 'SGK3'를 발견했다. 학계에서는 새로운 신경과학 연구 방향과 뇌신경질환 치료 신규 전략을 제시했고, 치료제 개발의 중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트레스와 뇌질환 원인인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유전자 SGK3를 억제하는 약물을 찾고 있는 유성운 교수(오른쪽)와 연구원. 현재 동물모델에서는 SGK3 억제제가 유의미한 효과를 발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트레스와 뇌질환 원인인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을 조절하는 유전자 SGK3를 억제하는 약물을 찾고 있는 유성운 교수(오른쪽)와 연구원. 현재 동물모델에서는 SGK3 억제제가 유의미한 효과를 발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팀은 이후 연구를 지속해 최근 우울증, 불안장애 행동을 조절하고 기억력을 개선하는 등 뇌신경질환 치료 효과를 실질적으로 관찰하는 데 효과가 있는 SGK3 억제 약물을 찾아냈다.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은 세포가 악조건에서 세포 내부 물질을 스스로 먹어 치워 자신을 보호하는 '오토파지' 현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교수팀은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에서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기전을 심도 있게 탐색했다. 그 결과 오토파지 반응의 첫 신호를 알리는 SGK3라는 유전자가 자가포식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해당 유전자를 제거하면 신경줄기세포가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사멸을 겪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다.

교수팀은 현재 SGK3 억제 약물을 기반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기 전 생쥐에게 SGK3 억제제를 주입한 결과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 사멸이 줄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 행동도 보이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트레스에 의한 오토파지 유도와 오토파지 유전자 억제에 의한 신경줄기세포 보호 관찰결과
<스트레스에 의한 오토파지 유도와 오토파지 유전자 억제에 의한 신경줄기세포 보호 관찰결과>

약효도 빨랐다. 기존 약물은 복용 후 짧게는 2주, 길게는 8주 정도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SGK3 억제제는 성체 해마신경줄기세포의 사멸을 직접 막기 때문에 기존 약물보다 약효가 훨씬 빠르다. 기존 약물 대비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교수팀은 현재 오토파지에 의한 세포사멸을 더 깊게 이해하고 관련된 중요인자들을 발견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성운 교수는 “연구성과가 가시화된다면 불치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뇌신경질환들의 새로운 치료후보표적이나 바이오마커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성체 해마줄기신경세포와 치매와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는데 향후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