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로 가는 반도체 완전 차단…韓 기업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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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W·기술 사용된 반도체 칩
제3 업체 통한 우회 수입 막아
전 세계 부품으로 제재 범위 확대
삼성·SK하이닉스도 승인 필수

미국 행정부가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공식 발표,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한 해외 범용 반도체도 포함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가능성이 짙어졌다.

미국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소프트웨어(SW)나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의 화웨이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 기술이 사용된 제품은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화웨이 및 계열사에 대해 추가 제재 내용을 밝힌 미 상무부 홈페이지
<화웨이 및 계열사에 대해 추가 제재 내용을 밝힌 미 상무부 홈페이지>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에도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가 사용하는 것을 막는 내용의 규제를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화웨이가 설계했거나 화웨이가 주문해 만들어지는 반도체가 규제 대상이었다. '화웨이 전용 반도체'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 제재는 '화웨이용 반도체'라는 조건을 빼 사실상 전 세계 반도체 부품으로 제재 범위를 확대했다. 미국 상무부 관계자는 “우리(미국) 제재가 화웨이가 제3의 업체에서 구매하려는 기성품까지 포괄한다는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제재 대상을 '미국 SW와 기술로 생산된 반도체 칩'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반도체 설계 SW에서부터 생산 장비에 이르기까지 미국 회사들의 기술이 포함되지 않은 반도체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 케이던스는 반도체 설계 SW 전 세계 1위고,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도 미국 기업이다.

미국의 새로운 제재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도 미국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게 된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새로운 규정은 미국의 SW와 미국의 제조 장비를 조금이라도 사용했다면 (반도체 거래가) 금지되고, (예외적 거래를 위해서는) 면허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고 말했다.

화웨이 P40 프로
<화웨이 P40 프로>

화웨이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요 거래처다. 세계 1위 통신 장비업체이자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의 제품에는 D램, 낸드플래시를 비롯해 시스템 반도체가 다수 탑재된다. 화웨이가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 가운데 하나였으며,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강화된 규제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규제의)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미국의 제재가 한국 반도체 산업, 특히 메모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의 제재가 시스템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고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팔지 못하게 된다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공급을 늘려 화웨이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미-중 갈등 격화는 국내 산업계에 불확실성을 가중, 부담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