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컴퓨터 코딩교육 성공 조건

[리더스포럼]컴퓨터 코딩교육 성공 조건

광복절 긴 연휴를 지낸 아파트는 평창 올림픽촌으로 지어진 것이다. 600가구나 되는 대규모 단지다. 외국 재개발 지역에 지어진 어느 아파트보다 첨단 기술이 많이 들어가 있고, 건축 솜씨가 꼼꼼하다. 마스크도 안 쓴 채 앞에서 오던 한 노인이 마스크를 쓴 나를 보더니 황급히 옆으로 피해 지나간다. 열 걸음쯤 걸어가더니 내 뒤를 보고 소리친다. “죄송하지만 근처에 아이스크림 살 데 없나요?” “횡계 시내까지 가셔야 할 걸요.” 내가 지금 노인도 아이스크림 먹는 어느 선진국에서 살고 있나.

올해가 광복 75주년이다. 아직도 광화문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거칠고,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 병력도 대규모다. 다른 쪽에서는 한 세기 전 점령국이던 일본에 협조했다는 친일 행위자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광복 후 5년 만에 발발한 6·25 한국전쟁은 많은 사람에게 트라우마를 안겼다. 평생 전쟁 트라우마로 고통받던 많은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생을 마감하면서 한국전쟁은 어느덧 '낯선 전쟁'(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제목)이 돼 가고 있다. 러시아제 T34 탱크를 몰고 두 달 만에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온 막강한 북한 인민군이 이제는 원자탄까지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북한 핵무기 확산을 제재하면서 건설하려던 신포리 원자력발전소는 중단한 채로 있고, 북한은 탈원전을 않고도 에너지 부족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은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핵심 역량을 기르기 위해 전 국민 컴퓨터 코딩 교육을 하려 한다. 한국은 새마을 운동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나라다. 새마을 운동 성공은 개발도상국을 경제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신흥 선진국은 더 나아가 AI·빅데이터 기술로 인류사회 발전에 앞서가려 하고 있다.

컴퓨터 코딩 교육이 새마을 운동이어서는 안 된다. 코딩 교육은 새마을 운동처럼 하향식의 강압 진행을 할 수 없다. 새마을 운동이 공동사회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훈련이라면 코딩 교육은 코딩을 도구로 하여 창의력을 함양하는 것이 목적이다.

사회가 집단에서 개인 중심으로 변화했다. 대량 생산을 위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기술 숙련도를 익히던 시대에서 맞춤 생산을 위해 창의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시대로 변모했다. 정해진 알고리즘에 따른 반복 작업은 기계, 예상치 못한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작업이라든지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남과 차별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일은 개인이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해 놓은 규율을 얼마나 정확히 지키는가 하는 과정보다 최종 목표 달성 결과를 측정해서 달성효율(가성비)만을 관리하게 됐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코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창의력이 궁극의 목적이라면 단순히 기계 언어를 배우기보다 사물인터넷(IoT) 작동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이 지식, 기술, 태도 변화에 효과가 있다. 냉장고, 세탁기, 휴머노이드 로봇, 스마트폰 등 인간과 기계의 접속을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중간 하드웨어(HW) 활용이 바람직하다. 어차피 창의력을 기르려면 공감대 형성이 중요한 과정이다. 심리 변화와 관련된 교육은 단편 경험이라도 있는 여러 교사의 개인지도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제 한국인에게 필요한 정서는 '빨리, 빨리'가 아니라 본래의 '은근과 끈기'다.

배순훈 제이미디에이터 이사회 의장 soonhoonba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