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누구도 가지 않은 길

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박정은 통신방송과학부 기자

LG전자가 세컨드 스크린을 갖춘 'LG 윙'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특이한 외형에 낯설 것이라는 의견,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 등 제각각이다.

분명한 건 LG전자가 승부수를 띄웠다는 것이다.

당장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공정 비용과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LG 윙'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방증이다.

21분기 연속 모바일 사업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LG 윙'과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로의 전략 대전환은 부담임이 분명하다.

혹자는 LG전자가 경쟁사 모델 수준의 높은 스펙에 합리적 가격으로 플래그십을 내놓아야 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견 타당하고 안전하게 느껴지는 길이다. 단기적으로는 판매량을 늘리고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장기 관점에서도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LG전자도 같은 길을 걷는다면 경쟁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부품 단가를 낮추고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효율성을 개선하더라도 중국 브랜드를 가격으로 상대하긴 어렵다.

지난해 LG전자는 듀얼스크린으로 폼팩터 혁신에서 나름의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했다. 출시 당시에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평가절하됐지만 가장 합리적이고 적절한 기술 수준의 새로운 폼팩터라는 게 시장에서 확인됐다.

LG 윙도 마찬가지다. 현재 도입 가능한 기술 수준에서 가장 효과 높은 사용자경험(UX) 차별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짐벌 카메라와 같이 새로운 가능성도 발견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미래를 보고 있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는 분명 빛을 볼 것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