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외받던 소부장 강소기업, 스케일업금융으로 IPO까지 도약 지원

초정밀 공장기계부품과 공작기계를 생산하는 대성하이텍은 올해 국내 굴지의 휴대폰 업체의 핵심 부품 신규 수주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IT 부품을 국산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성하이텍은 신규 사업 수주 이전까지 공작 기계 분야 선두 기업인 일본 마작(Mazak) 등과 꾸준히 거래를 이어왔다. 25개국 100여개사에 이르는 고객사를 확보하며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매출액의 80% 이상을 수출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

2014년에는 일본 노무라VCT를 인수해 노무라DS라는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4대 CNC 자동선반 제조사로 거듭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핵심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사업 다각화와 양산을 위한 대규모 운전자금과 시설투자를 유치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소부장 분야는 일본과의 무역 분쟁이 발생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투자 기관이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사실상 투자 소외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당장 자금이 급한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투융자복합금융은 큰 지원군이 됐다. 대성하이텍은 지난해 회사채와 주식 발행을 통해 중진공으로부터 37억원의 운전자금을 조달했고, 적시에 투입된 자금은 회사 주력인 자동선반 사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원천이 됐다.

자동선반 등 대성하이텍 주요 생산품
자동선반 등 대성하이텍 주요 생산품

이후 올해까지 이어진 39억원의 추가 스케일업 금융지원과 30억원 규모의 성장공유형자금을 통한 추가 자금 지원은 민간으로부터 3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대성하이텍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배터리 가공사업은 전년대비 30% 이상 수주가 증가했다”면서 “매출 1,000억원 달성과 함께 기업공개(IPO)까지도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면광원 레이저 기반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리플로우 장비 'LSR(Laser Selective Reflow)' 시리즈를 개발한 벤처기업 레이저쎌 역시 정부의 적시 자금 지원 덕을 톡톡히 봤다.

중진공이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성장공유형자금을 투입한 이후 연이어 민간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레이저쎌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향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추세에 맞춰 반도체, 전기자동차, 디스플레이 등 혁신 성장 분야의 다양한 공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면광원 레이저 활용 장비 생산 라인업을 개발해 확대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대성하이텍과 레이저쎌에 투입된 자금은 단순 지분 투자가 아닌 투자와 융자가 결합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채권 방식으로 투자를 받고, 기업이 성장한 이후에는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스케일업금융 역시 자금조달이 필요한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중진공이 민간에서 신용을 보강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직접금융 시장에 대한 접근성 역시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레이저쎌 주요 생산품
레이저쎌 주요 생산품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