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원 창립 40주년 향해 새로운 도전 나선다…2021년 중견IT기업 변신

내년 4월 중소기업 유예기간 종료
대형 프로젝트 운영 역량 강화 집중
마곡 R&D센터 신사옥 시대 발맞춰
신사업 발굴…2025년 매출 1500억 목표

이상훈 시스원 대표 신사옥에 마련한 자사 제품 전시관에서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포함한 출입국 솔루션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기업과 대한민국 대표 IT 주자로서 출입국시스템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
이상훈 시스원 대표 신사옥에 마련한 자사 제품 전시관에서 자동출입국 심사대를 포함한 출입국 솔루션 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기업과 대한민국 대표 IT 주자로서 출입국시스템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하고 있다.

대한민국 1세대 IT서비스기업 시스원이 올 상반기 마곡 R&D센터 입주 등 신사옥 시대를 열면서 오는 2022년 창립 40주년을 향해 새로운 도전에 본격 나선다.

내년 4월께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이 사실상 종료되면서 중견기업으로 승격, 정부 예산 20억원 이하 공공 정보화 사업에 참여하는데 제약을 받는 탓에 경영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스원 전체 매출에서 공공 정보화 사업 매출이 약 3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중소기업의 특례 졸업은 단기 경영 성적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특히 인력·조직·신사업 등 분야에서 내부 역량을 탄탄하게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0여년 동안 써온 중소기업 탈을 과감하게 벗어던지고 중견 IT서비스기업으로서 순연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나선다.

시스원은 이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임직원들의 대형 공공 프로젝트매니저(PM) 역량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대기업·중견기업의 하도급 사업자 위상에서 탈피, 향후 주관사업자로서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종합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시스원 신사옥 마곡 R&D센터 전경
시스원 신사옥 마곡 R&D센터 전경

실제 작년 말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발주한 195억원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공용여객처리시스템 운영사업'을 단독 수주, 그동안 기울인 PM 강화 노력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거머쥐는 성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시스원은 소규모 공공사업만을 수행하는 기업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를 만들었다.

시스원은 또한 마곡 R&D센터 신사옥을 방역통제시스템·요양시설모니터링시스템·스마트팜 등 신성장 사업을 전개하는 테스트베드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좋은 사람들이 꿈꾸는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이상훈 시스원 대표와 2008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지난 12년간 경험과 경영 계획을 들어봤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 임직원들의 헌신과 단합이 중요했다. 시스원은 매우 끈끈한 회사다. 오랜 역사를 지난 만큼 선후배인간관계가 형성된 기존 정통 조직 문화에 10여년 전 신입직원들이 잇달아 입사하면서 신·구 조직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고객 중심 사고방식도 한몫했다. 시스원은 IT유지보수와 서비스 사업이 근간이다. 고객에게 시스템 장애가 생기면 시간에 관계없이 일단 대처하고 필요하면 타 부서 인력과 자원을 요청해서 고객 입장에서 대처하는 것을 최우선시해왔다. 이러한 시스원의 고객 중심문화가 30여년 동안 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올해 역점을 둔 경영 전략은.

▲올해 매출 1200억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매출 외형보다 수익성이 더 중요하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독자 개발한 솔루션인 자동출입국솔루션·인공지능(AI)기반 시스템장애방지솔루션 등과 연계한 글로벌 솔루션 총판 사업을 그동안 대폭 강화했다. 회사가 꾸준하게 자체 솔루션 개발 역량을 키운 덕분에 글로벌 솔루션 기업의 마케팅 정책에 종속되지 않고 공인파트너로서 인정받고 있다. 대등한 파트너 관계를 만들었다.

시스원은 현재 포티넷·맥아피·넷앱·트랜드마이크로 등 글로벌 기업과 수평적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클라우드 보안 등 다양한 솔루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 수익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올해 솔루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20%대 후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단순한 IT 지원 차원에서 탈피해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계획이다. 대형 고객사의 경우 별도 전담팀이 기술지원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시스원 창립 40주년 향해 새로운 도전 나선다…2021년 중견IT기업 변신

-내년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한다.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게 있다면.

▲내년 4월 1일 중소기업 졸업 유예기간이 끝나면서 20억원 이하 공공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20억원 이상의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임직원의 PM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견·대기업 밑단에 위치한 중소 협력사가 아닌 주관 사업자이자 중견 IT기업으로서 독자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서버·스토리지 등 장비를 관리하는 단순 능력보다 공공 프로젝트 전체를 바라보고 수익을 내는 데 관심을 두도록 강조하고 있다. PM 능력을 갖춘 고급 인력도 채용하고 있다. 정부 사업 예산 비중이 하드웨어 70% 이상과 소프트웨어 30% 이하를 차지하는 공공프로젝트에 집중한다. 철저하게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것이다.

또 20억원 이상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우수 컨설팅 기업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정보화전략계획수립(ISP)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정 ISP 사업을 수행하게 되면 뒤따라 오는 본사업을 거머쥘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중소협력사와 컨소시엄 구성 등 상생발전에도 힘 쓸 계획이다.

다년간 ITO사업을 수행하면서 프로젝트 관리 능력도 많이 축적했다. 현재 소중한 무형자산으로 남아 시스원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내년 4월 중소기업 유예기간이 끝나더라도 제2 도약을 자신한다.

-준비하는 미래 신사업이 있다면.

▲시스원은 현재 정부 4대 청사에 설치한 출입통제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회사는 대한민국 유일의 출입통제시스템 전문기업으로서 꾸준하게 발전해왔다. 얼굴인식 등 출입통제시스템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사업에 응용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지속 성장할 계획이다. 일례로 출입통제시스템과 연계한 방역통제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마곡 R&D센터 사옥에 랩 형태로 방역통제시스템을 구축, 성능과 신뢰성 등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청사 내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 발열 여부, 이동경로 등을 모니터링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하는 기초 데이터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요양병원 등에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한 발열감지시스템을 구축해 입원환자의 체온 이상 여부를 간호실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환자 안전을 책임지는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우리 장점인 출입통제시스템 기반의 응용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노그리드와 멀티 클라우드·MSP 사업 강화를 위해 지난 상반기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시스원의 IDC 인프라 클라우드 전환과 기존 퍼블릭 고객사의 효율적인 운영과 고객 확대를 위해 이노그리드의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 '클라우드잇'과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 '탭클라우드잇'을 적용한다.

-시스원 경영 비전 2025 계획을 소개한다면.

▲사실 10년의 거창한 계획보다는 짧게 5년의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웠다. 장기 계획을 세우기엔 기술과 시장 변화가 너무 심한 탓에 돌발 변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2025년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순이익 100억원, 종업원 1인당 경제적부가가치(EVA) 1억원 등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실현 가능한 경영목표를 세워 변화속도와 보폭을 가져갈 계획이다.

무엇보다 체질이 강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 플라타너스 나무처럼 매출액이나 종업원 수가 많은 대기업이 아닌 선인장같이 뿌리가 깊고 외부 환경에 저항력이 강하면서 대한민국 사회에도 공헌하는 강소기업이 되는 게 희망이고 이를 반드시 이루고 싶다.

시스원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출입통제솔루션과 바이오 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임직원들과 '투게더 포에버(Together Forever)' 마음으로 함께 갈 것이다.

-마곡 신사옥 시대를 열면서 직원 복지 변화는 무엇인지.

▲신사옥을 마련하면서 복지 시설을 대폭 확충했다. 물론 임직원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용산구 갈월동 사옥 시절에 임직원들에게 해주지 못했던 복지 서비스 혜택을 마음껏 해주고 싶었다. 탁구장, 마사지룸, 수유실, 양치실, 여직원 전용 휴게실(온돌), 파우더룸, 침대용 소파 등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전문 안마사들이 주 3회 회사를 방문, 마사지 룸에서 직원의 피로를 덜어준다.

재택근무도 가능하다. 갈월동과 역삼동에 스마트워크 센터를 두고 있어 직원들은 본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고객과의 원활한 미팅을 위해 원격 근무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외 지난 7월부터 패밀리데이 행사를 만들었다. 매달 둘째 주 금요일 3시에 전 직원이 퇴근한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

신생 기업은 오너리더십이 중요하지만 30여년된 시스원은 직원 조직력과 단합이 더 중요하다. 온고지신이란 말이 있다. 새로운 것도 중요하지만 옛것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임직원들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개방적인 마음으로 기업을 운영하면 직원과 기업이 동반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