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시아나 인수, 독점 여부 면밀히 봐야

[사설]아시아나 인수, 독점 여부 면밀히 봐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인수를 공식화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최대 주주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고 이를 인수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빅딜을 둘러싸고 벌써 '정부의 고육책' '넘을 과제가 많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 입장에서는 구세주를 만났다. 국내 2위 항공사라는 지위를 감안할 때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정부 입장도 이해된다.

문제는 인수까지의 과정이다. 1, 2위 항공사의 결합인 만큼 독점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두 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42%이고, 자회사인 저가 항공사까지 합치면 50%가 넘는다. 명백히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독과점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확하게 판단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는 공정위와의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토부 측은 “공정위와 직접 협의하지 않았으며, 독·과점 시장 지배력에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기대한다”면서 “필요하다면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독과점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공정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건전한 시장 경쟁은 물론 소비자 편익도 훼손될 수 있다. 독점이 시장과 소비자에게 끼치는 폐해가 크기 때문에 모든 나라는 공정위 같은 감시 기관을 별도로 두고 있다. 정부에서 보완책을 마련한다지만 독점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임시 처방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공정위는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달의민족 인수와 관련해서도 일부 반대에도 요기요를 매각할 것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었다. 모두 독점으로 인한 폐해의 결과를 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아직은 기업결합 신고가 없어 시간은 있지만 미리 준비해야 한다. 기업결합에서 독과점은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사안이다. 자칫 공정위의 어정쩡한 입장이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