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방사선량 평가용 인체 전산 모델, 국제 표준으로 채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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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개발된 방사선량 평가용 인체 전산 모델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양대는 김찬형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방사선량 평가용 인체 전산 모델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차세대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로 채택됐다고 29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원안위 원자력안전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

이번에 채택된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은 지난 24일부터 ICRP 145번 간행물을 통해 정식으로 배포되고 있다.

ICRP는 방사선 안전 및 방호에 관한 기준과 지침을 개발하고 국제사회에 권고하는 방사선 방호 관련 국제 전문기관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는 ICRP 권고 내용을 토대로 방사선 안전 규제기준을 마련해 활용한다.

ICRP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 사용되는 전 세계 인구를 대표하는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을 개발해 제공한다. 이번 우리나라 김찬형 교수 연구팀 인체 전산 모델을 차세대 국제표준으로 공인했다.

이전 ICRP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은 2009년 독일 헬름홀츠 뮌휀 연구센터(HMGU)가 개발한 당시 가장 보편적이었던 '복셀(voxel)' 구조 모델이다. 레고 조립 블록 형태 구조 한계로 인해 매끄럽지 않은 계단 형태 장기표면, 피부와 소화기관 등 장기 구멍이 뚫려있는 불연속적인 형태, 기저 세포층과 같이 방사선에 매우 민감한 얇은 세포층은 모사하지 못하는 등 실제 인체 구조와 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13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ICRP 연차 회의에서 사면체 '메시(mesh)'를 기반으로 하는 새 형태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 개발 필요성을 제안했다. ICRP에서는 그 필요성을 인정해 김 교수 연구팀을 중심으로 미국·독일·중국 등 국제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ICRP 과업집단을 결성해 국제 표준 인체 모델 개발에 착수했고, 최근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세대 메시형 ICRP 국제 표준 인체 전산 모델은 마이크로미터(=10-6m) 단위의 매우 작거나 복잡한 장기 조직까지 모사할 수 있다. 방사선량 평가 정확성을 크게 높였고, 피폭자 개인 체형이나 움직임까지 고려한 정밀한 선량 평가가 가능하다.

김 교수는 “새 인체 전산 모델은 방사선 방호 뿐만 아니라 방사선 진단·치료 등 의료 분야에도 활용될 것”이라면서 “국내 방사선량 평가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세계에 알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