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포워드 2020]잘 두고, 잘 놀아주는 AI에서 일자리 창출까지

한돌과 이세돌 9단이 대국을 치루고 있다
한돌과 이세돌 9단이 대국을 치루고 있다

NHN은 사업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 접목, 서비스한다. 음악·게임·데이터 분석·출입 탐지·추천 등에 적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일상 AI 중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는 게임이다. 대중이 접하고 인식하기도 좋다. 바둑이나 퍼즐게임에 폭넓게 사용된다.

'한돌'은 NHN '한게임 바둑' AI다. 이세돌 9단 은퇴경기를 장식했다. 이 9단과 겨뤘던 '알파고 리'와 인간 9단 수준을 넘어서는 기력을 갖췄다. 바둑 실력 척도인 평가점수(ELO) 기준 인간 9단은 3500점, 알파고 리는 3700점 정도다. 한돌3.0은 4500점 수준이다. 한돌은 이 9단을 비롯해 국내 프로기사 랭킹 2~5위와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한돌 AI 기술 핵심은 다음 수 예측이다. 2017년 초창기 한돌은 사람이 둔 기보를 학습해 다음 수를 예측하는 '정책망'을 사용했다. 정책망에는 바둑 격언, 교과서 등 정해진 규칙과 정석이 함께 담긴다. 혼자서 학습하며 강화 학습한 결과도 정책망에 쌓인다. 정책망으로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다음 수를 추려내고 '가치망'으로 승률을 계산했다.

이후 딥러닝과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MCTS)를 기반으로 다음 수를 예측하는 방식이 추가됐다. MCTS란 내 차례 때 제일 좋은 수, 상대 턴에서 상대가 제일 좋은 수를 번갈아 가면서 시뮬레이션해 좋은 수를 찾는 방법을 뜻한다.

한돌은 여기서 나아가 앙상블 추론 분석을 더했다. 앙상블 추론은 한돌 내에서 높은 승률을 올린 AI 주체끼리 다음 수를 토론하는 방식이다.

잘 두는 것뿐 아니라 잘 놀아주는 것도 한돌의 역할이다. AI 레벨링 시스템으로 맞춤형 게임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력이 높은 AI뿐 아니라 바둑을 배우고 싶은 이용자에게 도움을 줘 재미있는 서비스를 만든다.

한돌 경험은 고포류 게임 AI 개발 기반이 됐다. 고스톱은 바둑과 달리 상대편 패를 볼 수 없는 상태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손패와 뒤집는 패가 랜덤하게 정해진다는 점을 반영해 디자인했다. 패를 낼 확률을 수치화하는 것을 비롯해 상대편이 없을 때 이용자가 대전할 수 있는 AI를 구현했다.

한돌을 통해 얻은 AI 기술은 일상 AI로 영역을 확장한다. NHN 기술연구센터는 검색, 추천, 게임 분석 관련한 AI기술뿐 아니라 음악 서비스 벅스의 검색추천, 게임 이상 탐지, 페이코 광고 데이터 분석에 AI를 접목한다.

NHN은 최근 한국어 음성인식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자유대화 분야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수행 기관으로 선정됐다. AI, 자연어 처리 기술 개발 경험을 인정받았다. 국내 노인, 소아 계층 음성 대화 DB, 학습 데이터 등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해 양질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총 1만4000시간 분량이다.

NHN은 관련 데이터 수집·가공·검수·학습·유효성 검사 관리를 위한 시스템 개발 전 과정을 지원한다. 연구 기간 중 해커톤 등을 개최해 학습 데이터 활용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크라우드 소싱 기반 AI 데이터 구축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라벨링하는 작업에 기초생활 수급자, 자립아동, 독거 노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 6000여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박근한 기술연구센터장은 “다양한 응용 기술들을 통해 수많은 기업, 사람들이 실질적인 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NHN의 AI 기술 연구가 추구하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